茶 이야기 990

빛을 찾는 이들에게 차 한잔을

길을 인도하는 여섯 개의 점 어떤 이들에게 세상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는 여섯 개의 점은 '점자' 라고 불립니다. 여섯 개의 점만 있으면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점자체계를 만든 루이 브라유의 이름을 따서 브라유(Braille)라고 불립니다. 3살 때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이 된 '루이 브라유' 는 열두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복잡하고 불편한 점자 체계를 여섯 개의 점으로 줄였습니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브라유의 점자를 열렬히 환영했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는 어려웠습니다. 여섯 개의 점을 거부했던 사람들이 말하기를, "비장애인들이 점자의 뜻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이 여섯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점자를 사용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결국 여섯 개의 점이 사람들..

차로 인연이 된 다우께 드리는 기도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80801 차로 인연이 된 다우께 드리는 기도 주님! 제가 평상시에 얼마나 나눌 줄 모르는 강퍅한 마음이었으면 이런 사랑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하십니다 그 분은 바쁜 일상일 텐데 정성으로 포장하고, 우체국까지 가는 수고를 다해 차를 보냈을 테지요 나누고자 하는 이 분의 마음을 기억해 주시고 더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는 삶의 풍요로움과 더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복을 주소서 주님의 부족한 계집종도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복된 마음 허락하소서 제가 가지고 있는 몇 종류의 차를 이제 막 보이차를 시작한 분께 보내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차를 받으신 다우께서 이렇게 기도문을 쪽지로 보내왔습니다. 보내는 저는 여분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받으신 분은 고마움을 마음..

茶 福

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526 차 복 저는 30대까지 심각한 위장 질환으로 말 못할 고생을 했습니다. 얼마나 위가 좋지 않았던지 하루종일 더부룩한 속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나중에는 십이지장궤양까지 겹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지요. 그 무렵에는 특별한 취미도 없이 일 밖에 모르던 시절이었습니다. 밤 늦도록 일하느라 잠 잘 시간도 모자랄 정도로 몸과 마음이 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심각한 스트레스 속에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과다는 선천적으로 약한 위장이 견뎌내지 못했었지요.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어지다 보니 바이오리듬의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었겠지요.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한 결과는 장출혈까지 진행된 십이지장궤양에 버텨낼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위장병은 앓아본 사람만이 ..

누구와 차 한잔 하지요?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어느 20대 초반의 청년은 말끝마다 욕을 해대어 '욕쟁이 청년'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그는 세상을 모두 비뚤게만 바라보고 살았다. 어느 날 그 청년은 갑자기 이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언어로 다음과 같은 곡을 작사, 작곡했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그렇게 살 순 없을까... 욕심도 없이 어둔 세상 비추어 온전히 남을 위해 살듯이 나의 일생에 꿈이 있다면 이 땅에 빛과 소금 되어...' 이 노래를 들은 수천, 수만의 사람들은 '정말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나도 저렇게 살았으면...' 하고 마음을 선하게 고쳐먹었고, '욕쟁이 청년'은 하룻밤 사이에 가장 선망하는 강사가 됐다. 어느 날 수천 명이 모인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강사 화장실 청소를 ..

차에 사연을 담아...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80522 차에 사연을 담아 혹시 마시지 못하고 모셔둔 차가 있습니까? 차가 시원찮아서 마시지 못하는 게 아니라 사연이 있어 더 이상 손을 대지 못하는 그런 차를 말합니다. 이제 보이차를 마신 세월이 쌓이다보니 하나 둘 차에 사연이 담기는데 오랫동안 차를 마셔온 분들은 사연이 담긴 차가 많겠지요. 어린 시절 연인과의 애틋한 추억 같은 사연이야 차와 관련시키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술을 마시는 분들은 좋은 술이라고 해서 소장하고 있지는 않겠지요? 두세명이 모이면 열병도 모자라는 양이 될 수 있으니까요. 차는 아무리 좋아도 몇 편을 하루 밤에 마실 수가 없으니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차는 모여서 마시면 술과 다른 분위기가 있습니다. 좋은 차를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