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51

문과 창으로, 열린 집과 닫힌 집으로 나눌 수 있는 단독주택

아파트에 사는 생활이 갑갑하고 단조로워서 단독주택을 지어 사는 바람을 가지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마당만 있으면 집은 어떻게 지어도 상관없다는 듯 평면을 살펴보면 아파트와 닮은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다. 건축사도 아파트에 살고 있고 건축주도 아파트에 살았던지라 익숙한 평면도에 수긍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정말 마당이 있으면 집은 아파트처럼 지어도 괜찮을까? 아파트는 집 안에서만 생활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 단독주택을 아파트 평면처럼 설계해서 지으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된다. 집 안과 집 밖으로 단절된 단독주택에서 살게 되면 바깥 공간은 관리 대상이 되고 말아 집을 유지하는 노동에 직면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문과 창으로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다르다는 것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문은 疎通소..

단독주택, 숨만 쉬는 집과 숨 쉬며 사는 집

숨을 쉬지 못하면 바로 죽게 된다. 나갔던 숨이 들어오지 않거나 들어왔던 숨이 나가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 순간이 된다. 목숨은 국어사전에 ‘사람이나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힘’이라고 되어 있다. 숨을 잘 쉬어야 온전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들숨, 날숨을 살피는 수행이 명상이고, 참선이라 한다. 들어오는 숨이 단전까지 닿는지 살피고, 나가는 숨은 속을 완전하게 비우듯 내보내며 바라보듯 뱉어낸다. 짧은 숨을 헐떡이듯 쉬거나 숨 쉬는 상태를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면 몸 상태가 나빠진다고 한다.     숨 쉬는 공간, 숨만 쉬는 공간      숨 쉬는 공간과 숨만 쉬는 공간은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의 활동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파트를 예로 들자면 발코니 유무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싶..

단독주택 설계는 우리 식구들의 인생을 맡기는 일

사람이 집을 만들고 나중에는 그 집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집은 당연히 사람이 짓지만 집이 사람을 만든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하는 말이 바로 집이라는 환경은 나와 우리 식구들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조상들은 집을 함부로 짓지 않았다. 집을 짓는 대목은 나무만 다루는 일에만 능숙한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대목으로서 집 짓는 일의 책임자가 되려면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한다는 조영 원칙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했을 터이다. 조영 원칙을 따져 그 집의 길흉화복까지 판단하는 것도 포함되었을 것이니 대목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했을까? 길하고 복된 삶을 바라고 흉하고 화를 부르는 건 멀리하도록 집을 짓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요즘 집을 짓는데..

단독주택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새 학기가 되면 5학년이 되는 건축학과 학생이 두 달 동안 현장 실습을 마치고 실습 후기를 남겼다. 건축학과는 다른 전공과 다르게 한 학년을 더 배워 5학년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된다. 건축학과는 건축설계를 주 전공으로 공부를 하는데 건축물을 설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면 5년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4학년을 마친 겨울방학은 학생 입장에서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5학년이 되면 봄 학기에 졸업설계를 마치고 나면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니 취업을 앞두고 현장 실습을 해보는 건 진로를 선택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이 우리 사무소에 실습 의뢰를 하려고 한 의도가 의외였다. 4학년까지 배운 건축에 대한 마무리 공부로 단독주택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문간방을 쓰게 하면서 우리집이라고?

방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다. 방은 한자어로는 房이고 같은 쓰임새로 室실이라고도 쓴다. 방을 영어로는 Room, One Room, Two Room으로 소규모 공동주택을 일러 이렇게 쓰면서 익숙한 생활 용어가 되었다. 노래방, 찜질방 등으로 구획된 실이 특정용도로 쓰이면서 방이란 말에 부정적인 느낌이 스며있기도 하다. 방이라고 하면 옛 집에서는 큰방, 작은방, 안방, 사랑방, 고방 등으로 이름이 붙여 썼다. 이름이 지어진 방은 집을 구성하는 개실의 용도를 알 수 있다. 윗방과 아랫방이라 하면 방을 쓰는 사람의 위계를 알 수 있고 안방-안채와 사랑방=사랑채는 집에서 내외부인이 드나들 수 있는 영역을 의미했다. 안방-안채를 쓰는 사람은 사랑방-사랑채 출입을 삼가야 하며 손님은 안채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