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106

보이차를 어떻게 우려야 맛있을까?

차를 음료수로만 대하면 그저 뜨거운 물을 부어 내려서 마시면 그만이다. 이렇게 차를 편하게 우려 마시는 걸로 시작해서 습관으로 가져가는 게 일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다음은 찻그릇을 써서 차를 우려도 번거로운 생각이 들지 않으면 이 단계로 진입한 걸로 봐도 좋겠다. 이 단계에 들어가면 선택의 갈림길이 펼쳐지게 된다. 차를 차로 대해서 마시게 되면 어떤 차? 다기는? 찻물도 차맛에 영향을 많이 준다던데? 등등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해지게 된다. 그래서 차를 우리는데 필요한 요소를 선택하는 기준을 스스로 가지게 되었다면 삼 단계에 이르렀다고 봐도 좋겠다. 그렇지만 삼 단계부터는 개인의 취향에 달렸다고 할 수 있으니 지금은 관심을 따로 가지지 않아도 좋다. 아뭏든 다기를 써서 차를 우려 마시기 시작하면 궁금한..

포장지로 진위 여부를 감별하는 수억 원대 보이차

홍인이라는 오래된 차는 만들어진 지 80년 정도 되었는데 마실 수 있는 골동품이라고 한다. 357g 보이차 한 편에 2억이 넘는다고 하면 과연 차라고 마실 수 있을까? 만약에 홍인을 마신다고 하면 1g당 60만 원 이상이니 5g을 우리면 300만 원가량 된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이 어마어마한 금액의 홍인을 나도 마셔보았으니 어디 누군가는 일상의 차로 마시고 있을 것이다. 이제 고인이 된 선배는 노차를 주로 마셨는데 지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포장지를 풀지 않은 홍인을 접할 기회를 가졌다. 그 선배도 홍인을 마셔보지 않았을 리 없지만 포장지에 싸여있는 차가 궁금하기 이를 데 없었다. 선배의 간절한 눈빛에 마음 약한 차 주인은 포장지를 열어 병면을 보게 해 주었다. 그날이 지나 얼마 되지 않아 홍인을 ..

어느 봄날 밤, 차향을 음미하다 미소 짓는 이유

보이차를 거의 스무 해 가까이 마셔오고 있지만 그 향미를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남이 쓴 시음기를 읽으며 글로 표현된 차맛을 느껴보려고 애써 보지만 솔직히 잘 와닿지 않습니다. 향미를 세세히 이런 저런 꽃과 과실의 향을 들어가며 보이차의 향미를 표현한 분들이 대단하다고 탄복합니다. 이십 년 가량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차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는데도 향미를 구분해서 말하는 건 쓰고 달다는 정도입니다. 시음기에서 과일향에 꽃향기까지 세세하게 드러내는 글을 읽으며 이 분들은 얼마나 좋은 보이차를 마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나는 아직도 글에 표현된 향미를 느껴 보려고 용을 써보지만 아직 만족할 만큼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좋은 차를 만나지 못했거나 그런 차를 가지고서도 향미를..

보이차는 동그랗고 네모진 모양인데 왜 이렇게 만들까?

육대차류 중에서 흑차는 거의 긴압차로 유통된다. 긴압차(緊壓茶)라는 건 찻잎을 덖고 비벼서 햇볕에 말린 쇄청모차(晒靑毛茶)를 증기를 쐬어 형틀에 넣고 눌러서 모양을 만든 차를 이른다. 보이차는 주로 원반 모양의 병차(餠茶)이고, 복전 등 흑차류는 벽돌 모양 대전차(大磚茶)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형태로 만드는데 다른 차류처럼 마른 잎 상태인 산차(散茶)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왜 보이차 등 흑차류는 왜 긴압차로 유통되고 있을까? 긴압차로 만들게 된 건 차마고도와 관련이 있다.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하기 위해 개통된 중국과 티베트, 네팔, 인도를 잇는 육상 무역로이다. 윈난성에서는 보이차, 후난 성은 복전 등 흑차를 말에 싣고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했다. 차를 말..

보이차 한 편이 3만 원, 300만 원, 어떻게 다를까?

보이차는 오래 두면 가치가 오른다고 한다. 그래서 값싼 차를 구입해서 방 하나를 가득 채우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보이차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오는데 동그란 모양의 병차 무게는 357g이다. 우리나라 녹차는 80g 단위로 포장된 제품이 많은데 세작 기준으로 찻값이 5만 원 정도는 되어야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보이차는 357g에 5만 원이면 마실만한 차를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으니 녹차에 비하면 1/4에 불과하다.     시중 온라인 판매망에서는 중국에서 가장 큰 보이차 생산회사의 대표 보이차를 2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보이차 포장 단위는 한 편이 357g, 7편들이 포장 한 통은 할인이 되므로 2.4kg을 14만 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다. 묵히면 가치가 오른다는 말만 믿고 용돈을 떼어 일 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