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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80522
차에 사연을 담아
혹시 마시지 못하고 모셔둔 차가 있습니까?
차가 시원찮아서 마시지 못하는 게 아니라
사연이 있어 더 이상 손을 대지 못하는 그런 차를 말합니다.
이제 보이차를 마신 세월이 쌓이다보니 하나 둘 차에 사연이 담기는데
오랫동안 차를 마셔온 분들은 사연이 담긴 차가 많겠지요.
어린 시절 연인과의 애틋한 추억 같은 사연이야 차와 관련시키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술을 마시는 분들은 좋은 술이라고 해서 소장하고 있지는 않겠지요?
두세명이 모이면 열병도 모자라는 양이 될 수 있으니까요.
차는 아무리 좋아도 몇 편을 하루 밤에 마실 수가 없으니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차는 모여서 마시면 술과 다른 분위기가 있습니다.
좋은 차를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노라면
그 자리가 파할 때 조금씩이라도 나누기도 합니다.
두세번 먹을 양일 때도 있고 제법 먹을 양을 나누어 받기도 하면서 사연이 담긴 차가 됩니다.
차를 마실 때 향미만 따지는 자리라면 참 재미가 없지요.
만날 때마다 주고 받는 다담이 차에 담기면서 차향이 더 짙어집니다.
나눔으로 건네 받은 차에 담긴 사연을 담아 마지막 한 잔 분량은 마시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 차는 마시는 차가 아니라 마음에 담아놓아야 할 차이기 때문입니다.
차 한 잔에 담긴 사연, 어떤 게 있으십니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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