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55

큰 절이 사라졌다

이번 한가위 명절에도 차례를 지내며 큰 절을 올렸다. 환갑을 넘기고 나니 찾아볼 어른이 계시지 않는다. 우리 집안은 명이 짧은 편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고모님들은 여든을 넘겼지만 이제 다 돌아가셨다. 어른들이 살아계실 때는 명절 인사를 가면 꼭 큰 절로 예를 드렸었는데 우리 아래 대에서는 그 풍습은 사라진 듯하다. 사위가 다녀갔지만 집에 들어서면서 “저 왔습니다”하고 들어오며 고개를 숙이는 게 인사였다. 동서들이 찾아와서 식사를 했는데 장모님이 계셨는데도 명절 인사로 큰 절을 올리는 걸 챙기지 않았으니 맏사위의 불찰이었다. 큰 절은 윗사람에게 예를 표하는 가장 기본인데 나마저도 잊고 사니 안타까운 일이다. 명절에 어른께 드리는 큰 절은 윗사람에게 예를 표하는 기본인데 나마저도 잊고 사니 안타까운 일이다 요..

원효 스님의 마당

때는 늦가을, 분황사 마당에는 낙엽이 이리저리 바람에 구르고 있었다. 설총은 자신이 원효 스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아버지를 찾아 분황사로 달려왔다. 스님이 파계를 해서 자식을 낳았고 자신이 그런 아버지를 두었다는 게 부끄럽고 억울했다. 원효 스님 앞에 선 설총은 그 연유를 말로 뱉지 않아도 분노에 찬 눈빛이 이미 따지고 있었다. 원효 스님은 말없이 밖으로 나왔고 설총을 그 뒤를 따랐다. 원효 스님은 빗자루를 설총에게 주면서 절 마당을 쓸라고 했다. 원효 스님이 누구인가? 이 나라의 국사나 다름없는 어른인 원효 스님의 명이니 일단 절 마당을 쓸 수밖에 없었다. 늦가을 절 마당은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이 떨어져 깨끗하게 쓸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마당에는 낙엽 하나 없이 깨끗..

차마借馬, 말을 빌리다.

차마借馬, 말을 빌리다.이곡 稼亭集에 실린 글 고려후기 문인. 목은 이색의 아버지.훌륭하고 자애로운 목민관.인지소유(人之所有) 숙위부차자(孰爲不借者) 사람이 소유한 것 중에 무엇이 남에게 빌리지 아니한 것이겠는가?낙동강 하구 낙조借馬說(차마설)-李穀(이곡) 빌린 말을 논하는 글余家貧無馬(여가빈무마) : 나는 집이 가난해서 말이 없기 때문에 或借而乘之(혹차이승지) : 간혹 남의 말을 빌려서 타곤 한다. 得駑且瘦者(득노차수자) : 그런데 노둔하고 야윈 말을 얻었을 경우에는 事雖急(사수급) : 일이 아무리 급해도 不敢加策(부감가책) : 감히 채찍을 대지 못한 채 兢兢然若將蹶躓(긍긍연약장궐지) : 전전긍긍하니 금방이라도 쓰러지고 넘어질 것아서 値溝塹則下(치구참즉하) : 개천이나 도랑이라도 만나면 또 말에서 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