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3

차를 ‘우리고’, ‘내리고’, ’달이고‘, ’타고‘, ’끓이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726차를 ‘우리고’, ‘내리고’, ’달이고‘, ’타고‘, ’끓이고‘  차를 우려 마신다는 말을 여러 가지로 쓰고 있다. ‘내린다’, ‘달인다’, ‘탄다’, ‘끓인다’ 등으로 쓰고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의미만 전달되면 그만이라고 여기면 아무렇게나 쓰도 되겠지만 알맞은 말을 찾아 쓰면 좋겠다. 차의 종류에 따라 끓여 마시고, 타서 마시고, 우려 마시게 된다. 그런데 다려 마시는 차는 없는 것 같고 내려 마신다고 하는 표현은 어색한 것 같다. 차의 성분을 추출해서 약으로 마시기 위해서는 달여야 하겠지만 차 마시는 표현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우선 ‘끓이다’는 물과 함께 차를 냄비 등에 넣어 일정 시간 동안 불로 가열해 내는 것이다. 끓여서 만드는 차는 유목민들이 ..

편지가 동봉된 생일 선물을 받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628편지가 동봉된 생일 선물을 받고   생일이 되면 가까운 사람보다 멀리 사는 사람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온다. 카톡에 생일이라고 알려주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축하를 받게 된다. 카톡으로 건조한 멘트가 담긴 축하를 받아도 무소식보다 마음에 파장이 인다. 카톡 메시지보다 전화 통화로 축하 안부를 전하면 더 반갑다. 생일날 전화를 넣어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난 겨울방학을 이용해 현장 실습을 했었던 대학생이다. 대학 3학년의 겨울방학은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마지막 방학이다. 그런데 실습 요청을 해 와서 수락을 받아 두 달 간 우리 사무실에서 함께 했던 학생이다. 그 학생은 학교에서 흡족하게 배우지 못했다며 건축사사무소에서 현장 실습을 하며 ..

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617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   그 녀석 참, 이제 네 돌 지난 손주가 이런 말은 어디서 들어보지도 않았을 텐데 할애비한테 차를 청한다."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그냥 차 한 잔 달라고 하면 손주를 만날 때마다 차를 마시니 익숙한 말인데 그날따라 의아한 표현을 썼다. 할아버지는 차 마시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어둔 손주다. 사실 차맛이라는 게 달콤한 음료수도 아닌데 할아버지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 걸 보면 참 신통하다. 그렇다고 별 맛도 없는 차를 억지로 마시라고 할 나이가 아닌데 할배만 보면 차 마시자는 말부터 꺼낸다. 이제 말이 늘어서 만날 때마다 깜짝 놀랄 표현으로 할애비를 놀래킨다. 이번에는 오신 김에 차 한 잔 하자니 이렇게 응용해..

아주 오랜만에 스승 대접 받은 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515아주 오랜만에 스승 대접 받은 날  스승의 날이라 해도 교육자가 아니니 별다른 감흥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긴 교육자인 사람도 요즘은 스승 대접을 받을 분위기가 아니라서 어떨지 모르겠다. 교직에 몸 담은 적은 없었지만 15년 정도 대학 출강을 했었던 때는 스승 대접을 받아보기도 했었다.      스승의 날이 법정 공휴일이 아니지만 학교는 휴무일이라 알고 있다. 제자들이 선물하는 걸 막으려고 그런 정책을 시행하게 되었다는 점도 있다니 참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스승의 가르침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전하며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 학생들의 합창이 환청처럼 들려온다.      요즘 들어서 알고 있는 교실 분위기에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얼마나 암울한 지 염려하지 ..

표일배, 표일호도 5세대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503표일배, 표일호도 5세대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표일배? 그게 뭔데? 차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표일배는 차를 우리는 그릇으로 세상에서 가장 편리한 다기라 할 수 있다. 차를 마시고 싶지만 번거로워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표일배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     차를 우려 마시려면 차를 우리는 차주전자와 우린 찻물을 담는 공도배-숙우가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다구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차판도 필요하니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다. 커피는 근무지나 집 주변 어디에나 있는 카페에서 카드만 들이밀면 마실 수 있다. 그런데 차는 직접 우려 마셔야 하니 귀찮아서 엄두를 내지 못한다니 이해할 법도 하다.      표일배는 차를 마시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