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5

차를 일러 다르게 부르는 일곱 가지 이름

차를 이르는 별칭이 일곱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별칭 하나 하나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 마음에 잘 새겨야겠다고 생각합니다.차를 늘 가까이 하는 사람이라면 아호나 닉네임으로 써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그 멋진 이름을 한번 살펴봅시다.우선 이글의 근거는 다음 카페 불교인드라망의 '慧心鏡' 님 쓴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1. 감후(甘侯):이렇게 이름을 붙인 분은 차를 이렇게 '달콤한 군주'로 부르면서 차를 가볍게 여기고 함부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타일렀다고 합니다이처럼 멋진 표현이 있을까요?세상의 달콤함이 그 종류도 많겠지만 차가 주는 달콤한 향미는 아주 특별하지요.아무리 마셔도 질리지 않는 그 미묘한 달콤함입니다. 2. 삼백(森伯): 숲에 있는 나무 중에서 가장 어른이라는 뜻 같은데요?차나무의 위치를 ..

어느 봄날 밤, 차향을 음미하다 미소 짓는 이유

보이차를 거의 스무 해 가까이 마셔오고 있지만 그 향미를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남이 쓴 시음기를 읽으며 글로 표현된 차맛을 느껴보려고 애써 보지만 솔직히 잘 와닿지 않습니다. 향미를 세세히 이런 저런 꽃과 과실의 향을 들어가며 보이차의 향미를 표현한 분들이 대단하다고 탄복합니다. 이십 년 가량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차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는데도 향미를 구분해서 말하는 건 쓰고 달다는 정도입니다. 시음기에서 과일향에 꽃향기까지 세세하게 드러내는 글을 읽으며 이 분들은 얼마나 좋은 보이차를 마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나는 아직도 글에 표현된 향미를 느껴 보려고 용을 써보지만 아직 만족할 만큼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좋은 차를 만나지 못했거나 그런 차를 가지고서도 향미를..

차를 ‘우리고’, ‘내리고’, ’달이고‘, ’타고‘, ’끓이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726차를 ‘우리고’, ‘내리고’, ’달이고‘, ’타고‘, ’끓이고‘  차를 우려 마신다는 말을 여러 가지로 쓰고 있다. ‘내린다’, ‘달인다’, ‘탄다’, ‘끓인다’ 등으로 쓰고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의미만 전달되면 그만이라고 여기면 아무렇게나 쓰도 되겠지만 알맞은 말을 찾아 쓰면 좋겠다. 차의 종류에 따라 끓여 마시고, 타서 마시고, 우려 마시게 된다. 그런데 다려 마시는 차는 없는 것 같고 내려 마신다고 하는 표현은 어색한 것 같다. 차의 성분을 추출해서 약으로 마시기 위해서는 달여야 하겠지만 차 마시는 표현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우선 ‘끓이다’는 물과 함께 차를 냄비 등에 넣어 일정 시간 동안 불로 가열해 내는 것이다. 끓여서 만드는 차는 유목민들이 ..

편지가 동봉된 생일 선물을 받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628편지가 동봉된 생일 선물을 받고   생일이 되면 가까운 사람보다 멀리 사는 사람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온다. 카톡에 생일이라고 알려주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축하를 받게 된다. 카톡으로 건조한 멘트가 담긴 축하를 받아도 무소식보다 마음에 파장이 인다. 카톡 메시지보다 전화 통화로 축하 안부를 전하면 더 반갑다. 생일날 전화를 넣어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난 겨울방학을 이용해 현장 실습을 했었던 대학생이다. 대학 3학년의 겨울방학은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마지막 방학이다. 그런데 실습 요청을 해 와서 수락을 받아 두 달 간 우리 사무실에서 함께 했던 학생이다. 그 학생은 학교에서 흡족하게 배우지 못했다며 건축사사무소에서 현장 실습을 하며 ..

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617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   그 녀석 참, 이제 네 돌 지난 손주가 이런 말은 어디서 들어보지도 않았을 텐데 할애비한테 차를 청한다."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그냥 차 한 잔 달라고 하면 손주를 만날 때마다 차를 마시니 익숙한 말인데 그날따라 의아한 표현을 썼다. 할아버지는 차 마시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어둔 손주다. 사실 차맛이라는 게 달콤한 음료수도 아닌데 할아버지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 걸 보면 참 신통하다. 그렇다고 별 맛도 없는 차를 억지로 마시라고 할 나이가 아닌데 할배만 보면 차 마시자는 말부터 꺼낸다. 이제 말이 늘어서 만날 때마다 깜짝 놀랄 표현으로 할애비를 놀래킨다. 이번에는 오신 김에 차 한 잔 하자니 이렇게 응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