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茶 福

무설자 2008. 5. 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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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526

차 복

다음카페 갤러리번 세석평전님 사진

 

저는 30대까지 심각한 위장 질환으로 말 못할 고생을 했습니다.

얼마나 위가 좋지 않았던지 하루종일 더부룩한 속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나중에는 십이지장궤양까지 겹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지요.

 

그 무렵에는 특별한 취미도 없이 일 밖에 모르던 시절이었습니다.

밤 늦도록 일하느라 잠 잘 시간도 모자랄 정도로 몸과 마음이 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심각한 스트레스 속에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과다는 선천적으로 약한 위장이 견뎌내지 못했었지요.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어지다 보니 바이오리듬의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었겠지요.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한 결과는 장출혈까지 진행된 십이지장궤양에 버텨낼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위장병은 앓아본 사람만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인산쑥뜸을 만나서 5분 타는 쑥을 살에 올려 태우는 극약처방으로 건강은 되찾을 수 있었지요.

생살에다 그 뜨거운 쑥을 올려서 태우면서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상의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답니다.

 

아무리 바쁘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해치는 삶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일하는 시간 틈틈이 리듬을 조절할 수 있도록 짬을 내어야 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차마시기입니다.

차를 마시면 일과 속에서 잠깐이지만 일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이컵에 커피믹스를 타서 마시면 입만 즐거울 뿐 마음은 일에 묶여 있게 됩니다.

녹차든 보이차든 잎차를 마시면 몇 번이고 물을 부어 마시니

잠깐이지만 일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미묘한 리듬이 만들어집니다

 

차 한잔으로 만드는 일과 속의 리듬 만들기는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그렇기에 나혼자 마시는 차 한잔을 남에게 권하는 것도 큰 복을 짓는 일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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