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12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에필로그-건축사와 시공자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에필로그, 건축사와 시공자 우리 식구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빠뜨리면 후회할 열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이 열 가지에는 집이라는 의미에서 건축물이라는 하드웨어와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할까라는 소프트웨어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건축물-하드웨어가 부실하면 일상생활도 편안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집을 짓기 전에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담는 소프트웨어의 얼개를 짜는 시놉시스가 없으면 무미건조한 집이 되지 않겠는가? 건축사로 삼십여 년 간 해마다 한 채씩 설계해서 짓는 과정과 준공 후에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얻었던 결과를 글로 정리해 보았다. 집이라는 말에는 이보다 더 편안할 수 없고 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으며 어디에 있어도 그리움이 담겨 있다. 이..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열 번째 -그림 같은 집, 소설 같은 집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열 번째, 그림 같은 집 소설 같은 집 집이라는 말에는 건축물을 뜻하는 ‘House’와 식구들이 단란하게 지내는 자리라는 ‘Home’이라는 의미가 함께 들어있다. ‘집다운 집’이라는 말은 식구들이 단란하게 지낼 수 있는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집답다는 말에 내포된 의미는 한 마디로 식구들이 집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리라. 동료 건축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건축주가 설계를 의뢰하면서 딱 한 가지 조건만 들어주면 설계비는 충분히 지불하겠다고 한다. 그 조건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는 것인데 그 설계를 의뢰받을 수 있을까?” 동료 건축사는 고개를 내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행복하게 사는 건 그 식구들이 그렇게 ..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아홉 번째- 부부가 각방을 쓰고 살아도 좋은가요?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아홉 번째, 부부가 각방을 써고 살아도 좋은가요? -안방을 없애야 우리집이 된다 단독주택 설계를 의뢰 받아 건축주에게 드리는 첫 질문은 가족사항이 된다. 그 다음 질문은 무엇일까? 부부가 방을 어떻게 쓰는지 묻게 되는데 이 질문은 참 조심스럽다. 부부가 한 방을 쓰는 게 당연한 일인데 왜 묻게 되었을까?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내와 방을 따로 쓴다고 했다. 그런데 그 친구만 그런 게 아니었고 꽤 많은 사람들이 각방을 쓰고 있다고 한다. 내 친구들이 그렇다면 부부가 한 방을 쓰지 않는 게 특별한 경우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싶어 정보검색을 해보았다. 의외로 각방을 쓰는 부부가 많아지는 추세이며 연령대로 점점 내려가고 있다 한다. 각방을 쓰는 이유는 연령대에 따라 다르지만 ..

단독주택을 짓고 후회할 열 가지-여덟 번째, 손님도 편히 머무를 수 있는 집인가요?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여덟 번째, 손님도 편히 머무를 수 있는 집인가요? -활기가 넘치는 집Ⅰ 요즘 코로나19라는 역병이 돌면서 누구나 ‘자가 격리’ 상태에 들어 꼼짝없이 집에 갇혀서 지내고 있다. 일상의 대부분을 집에서 지내면서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거의 대부분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발코니 확장으로 외부공간이라고는 아예 없는 아파트는 완전히 닫힌 집이라 갇혀서 산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거실 앞에 발코니가 있으면 문을 활짝 열어 바깥과 집 안이 소통되어 갑갑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덜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발코니에 꾸민 작은 정원을 돌보거나 빈자리에 의자를 놓고 햇볕을 쬐며 바깥바람을 맞으며 지내고 있을 것이다. ..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일곱 번째, 백년가百年家를 보장하는 처마가 빠져나온 경사지붕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일곱 번째, 백년가百年家를 보장하는 처마가 빠져나온 경사지붕 스무 채가 넘는 단독주택을 설계해 오면서 단 한 채도 경사지붕을 벗겨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내가 설계한 집의 외관은 지붕 때문에 거의 비슷비슷해서 독창적인 모습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경사지붕만 포기한다면 외관 디자인이 자유를 얻게 되는데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단독주택을 작업하면서 일 미터가 빠져나온 처마를 가진 경사지붕을 포기하지 못하는 건 집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경사 지붕에서 처마는 비를 그어 외관을 온전하게 유지하도록 해주고 차양 역할을 통해 여름 햇볕을 막아준다. 또한 실내에서도 적정한 공간감을 가질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다락의 설치를 통해 수납공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