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 텃밭과 마당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내가 살고 있는 집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물려준 사십 년 묵은 이 집에서 고2부터 지금까지의 내 삶이 엮어져 왔습니다. 청춘이 지나 사십대 중반에 와 이제는 내 아이가 고3이 되어 있으니 한세대를 산 것이지요. 이 곳으로 이사 올 때 이 근방에서는 최신 유행의 가장 좋은 집이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어 낡은 집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간이 사람을 키우고 나무도 키웠지만 집은 황폐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옥상에 방수처리가 상해서 비가 새고 낡은 창문은 약한 바람에도 덜컹거립니다. 몇 번 칠한 페인트도 오래되어 외관은 흉하기 짝이 없습니다. 마루바닥도 상해서 내려앉고 비 새는 벽에는 곰팡이도 보입니다. 집 밖에 있는 화장실, 세면장도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