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252

목조기와집으로 사찰짓기를 계속하는 불교의 미래는?

인연이 오랜 H스님이 회주로 계신 절의 큰 법당 준공법회에 초청장을 받아서 먼길을 나서게 되었다. 그 절은 충청북도 충주에 있으니 부산에서는 거의 400km에 이르는 먼 길이다. H스님과는 일년에 한번도 만나지지 않으면서도 30년 가까운 시간의 인연을 지속해 왔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

단독주택 이안당 -무릉동에서 도연명을 생각하며

단독주택을 설계하고 난 뒤에 집이름을 붙이는 단계가 일의 마무리로 삼는데 건축사에게는 화룡점정처럼 중요한 일이다. 당호를 붙일 때 설계를 하면서 고민한 의도를 담기도 하고 대지 주변이 주는 이미지를 쓰기도 한다. 이 집의 당호는 길하고 상서로운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길상재라 붙였는데 집주인이 직접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와서 이안당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이안당 怡顔堂,도연명의 시인 귀거래사歸去來辭의 구절인 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歸 去 來 辭 / 陶淵明  돌아 가리라전원은 황폐해 가는데 내 어이 아니 돌아가리정신을 육체의 노예로 만들고 그 고통을 혼자 슬퍼하고 있겠는가잘못 들어섰던 길 그리 멀지 않아 지금 고치면 어제의 잘못을 돌이킬 수 있으리라  배는 유유히..

무릉동 이안당-행복이 깃드는 전원주택 이야기

전원에서 사는 행복을 누리도록 지은 집 이야기 무릉동 이안당 怡顔堂 설계 : 도반건축사사무소 김 정 관 경남 밀양 이안당은 주말주택으로 쓰는 단독주택이다. 건축주 부부는 2011년에 이 집을 짓고 목요일 저녁이면 귀거래 하신다. 집을 지은 지 십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가끔 뵙게 되면 설계자인 내게 집 자랑을 늘어지게 하시니 아주 만족한 주거 생활을 하고 있으신가 보다. 이안당이 지어지고 난 뒤에 썼던 글을 다시 고쳐 쓰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집을 짓는 과정에 시공자가 마무리 단계에서 애를 먹여 고초를 당했는데 건축주께서 직접 나서서 준공을 하게 되었다. 입주를 하면서 건축주께서는 직접 공사를 해보니 시공자가 손해는 보지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는 말씀을 하면서 그만큼 해준 것이 오히려 고맙다고 하셨다...

二入齋-초읍동 주택

이입재(二入齋): 초읍동 주택 -古家風의 주택에서 아파트 풍경을 다시 생각하다 글 : 부산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이동언 사진 : 이인미 채움-비움의 균형, 자연과 조화 '이입재'에선 넉넉한 여유로움이... 아파트 11층에 사는 나는 김기택의 시, ‘그는 새보다도 땅을 적게 밟는다’를 읽고 정말 의아했다. 사람이 새보다 적게 땅을 밟을 수 있을까? 가만히 따져보니 인간이 확실히 새보다 적게 땅을 밟는다. 그 사실에 크게 공감한 바 있다. 그것은 정말 예리한 관찰력과 통찰력의 소산이다. ‘날개 없이도 그는 항상 하늘에 떠 있고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 엘리베이터에 내려 아파트를 나설 때 잠시 땅을 밟을 기회가 있었으나 서너 걸음 밟기도 전에 자가용 문이 열리자 그는 고층에서 떨어진 공처럼 튀어 들어간다 휠체..

글로 풀어쓰는 '이입재'-2010 부산다운건축상 은상수상작

글로 풀어쓰는 이입재二入齋 2010 부산다운 건축상 은상 수상 설계 : 도반건축사사무소 김 정 관 시공 : 용우하우징 이 창 호 집에서 행복에 이르는 두 가지의 입장-二入, 이입(理入)과 행입(行入)을 생각하며 만든 집, 이입재二入齋 이입(二入)이라는 말은 중국에 선종을 일으킨 달마의 선어록인 《이입사행론》에 나오는 말이다. 二入四行, 선정에 드는 두 가지 길과 네 가지 행동을 말한다. 이입(二入)은 도에 이르는 두 가지 길로, 이입(理入)과 행입(行入)을 이른다. 이입(理入)은 진리의 깨달음을 통한 입문을 뜻하고, 행입(行入)은 이입을 바탕으로 한 실천을 통한 입문을 뜻한다. 화엄경 법성게에 이런 구절이 있다. 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하나 속에 여럿이 있고 여럿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