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234

단독주택 인문학 11-설계 기간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우리 가족이 살 집을 지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집을 지으려고 마음먹었으면 후딱 끝을 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집 짓는 일정을 잡아보면 절대적인 기간이 있고 상대적인 기간이 있다. 절대적 기간은 적정한 근거로 잡은 일정이기에 가능한 지키는 게 옳다. 하지만 상대적 기간은 근거를 만들어가야 하니 일정이 명확해지지 않는다.     집 짓기에서 절대적 기간이란 공사기간이 되겠고 상대적 기간이란 설계에 필요한 시간이다. 공사가 시작되면 하루하루 직접비인 인건비와 재료비가 투입된다. 또 간접비로는 임대자재와 관리비, 금융이자가 되는데 일기불순 등으로 일정이 늘게 된다. 도급 공사라도 공정관리가 잘 되어서 원가를 줄이고 이윤이 늘어나야 마무리 공사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면서 완성도 높은 집을 지을 수 있다.      설..

단독주택 인문학 10 - 우리 식구들만의 행복 레시피를 담아서 짓는 단독주택

지금은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이 아주 드문데도 드라마에서는 서민들이 동네를 이루어 사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있으니 너무 비현실적이다. 단독주택에서 산다는 건 대도시권에서는 어림없는 일이고 중소도시라고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근래에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단독주택에 살고 싶은 꿈을 현실로 이루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기는 하다. 단독주택에서 사는 꿈을 현실로 이루는 걸 가로막는 높은 벽은 땅값인데 그나마 대지 자체도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식구들만의 행복한 삶을 담을 수 있는 집은 단독주택이라야 한다는 걸 알아챈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나 보다 싶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마당을 돌보는 일부터 보통 힘든..

단독주택 인문학 9 -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가 없는 게 집 때문이라는 데?

얼마 전 일흔이 다 된 지인과 점심을 먹었는데 자식에 대해 푸념과 함께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네 가족의 현실이 심각한 정도를 넘어 위기에 봉착했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그분은 슬하에 삼남일녀를 두었는데 다 출가를 시켰는데 아직 손주를 하나도 보지 못하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옆에 앉아있던 분은 한술 더 뜨는 말로 마흔이 지난 딸 둘이 다 비혼주의라고 한다. 이 두 분만 해당되는 이야기라면 위로하는 말로 그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식들의 결혼과 손주를 포기하고 있다는 분이 적지 않으니 우리나라의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닌가?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이 아직 사전에 남아 있지만 머지않아 사어死語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결혼 적령기라는 말 자체가 의미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단독주택 인문학 8 - 며느리가 묵어가야 손주를 안아볼 텐데

아파트는 기성품 집이다. 그러니 아파트는 집이라 해도 어차피 골라서 구입했으니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불만을 모르고 그냥 살고 있다고 해도 아파트가 우리 식구의 삶을 얼마나 온전하게 담아내고 있는지 생각은 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가족들과 살아가는 삶의 가치가 집에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우리 식구들만을 위한 우리집’을 지어서 사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려고 해도 어떻게 지어야 우리 식구의 삶에 딱 맞는 맞춤집이 될 수 있는지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어떤 집이라는 모양새’는 전문가가 해결해 주겠지만 ‘어떻게 살 집이냐는 쓰임새‘는 건축주가 답을 내야 하므로 조목조목 잘 따져 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저렇게 살고 싶다는..

(18)고가풍 주택에서 아파트의 풍경을 다시 생각하다| 이동언 교수

아파트 10층에 사는 나는 김기택의 시, '그는 새보다도 땅을 적게 밟는다'를 읽고 정말 의아했다. 사람이 새보다 적게 땅을 밟을 수 있을까? 가만히 따져보니 인간이 확실히 새보다 적게 땅을 밟는다. 그 사실에 크게 공감한 바 있다. 그것은 정말 예리한 관찰력과 통찰력의 소산이다. '날개 없이도 그는 항상 하늘에 떠 있고/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 엘리베이터에 내려 아파트를 나설 때/ 잠시 땅을 밟을 기회가 있었으나/ 서너 걸음 밟기도 전에 자가용 문이 열리자/ 그는 고층에서 떨어진 공처럼 튀어 들어간다./ 휠체어에 탄 사람처럼 그는 다리 대신 엉덩이로 다닌다./ 발 대신 바퀴가 땅을 밟는다./ 그의 몸무게는 고무타이어를 통해 땅으로 전달된다./ 몸무게는 빠르게 구르다 먼지처럼 흩어진다./ 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