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53

벽난로보다 구들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210426 벽난로보다 구들 단독주택이 봇물 터지듯 우리나라 이곳저곳에서 지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공사비에 부담이 되어서 지을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아파트 거래가가 미친 듯이 오르다보니 이젠 단독주택을 짓는 공사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도시에서는 부담이 가는 지가地價 탓인지 작품이라고 할 만큼 개성 있는 집이 지어진다. 그렇지만 도시 외곽에 택지를 만들어 사업자가 공급하는 집은 꼭 같은 모양으로 찍어내듯이 짓고 있으니 너무 아쉽다. 아파트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단독주택을 왜 분양받아서 사는 것일까? 단독주택은 우리 식구들의 행복을 위해 ‘우리집’을 지어서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우리집’이라는 말에서 큰 의미를..

집, 그 바탕으로서의 無, 屬性으로서의 空

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200103 집, 그 바탕으로서의 無, 屬性으로서의 空 김 정 관 無와 空, 한자를 그대로 읽어낸다면 ‘없다’의 無는 ‘있다’라는 有의 상대어이며 ‘비어있음’의 空은 ‘눈에 보이는 모습’이라는 色의 상대어가 된다. 하지만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무無는 유有를 드러내게 하는 근원이며 불교에서 공空은 색色의 속성屬性으로 본다. 즉 존재로서의 유有는 근원으로서의 무無를 바탕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며, 눈으로 볼 수 있는 색色은 한시적인 모습일 뿐 그 속성은 끊임없이 변해가므로 공空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형태로서 드러나는 것인 ‘유有와 색色’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는 보이는 것만으로는 읽어내기 어렵다. 드러난 모양으로는 보는 사람마다 읽어내는 시각의 차이로 말미암아 각기 다른 견해를 표하게 ..

단독주택이 "우리집'이 되어야 함에 대하여-2017 부산건축제 개막강연 원고

단독주택이 ‘우리집’이 되어야 함에 대하여 - 2017 부산국제건축문화제(주제-Living in the City) 개막강연 원고 김 정 관 우리는 누구나 집에 산다. 바깥에서 지내다가 집으로 가는 게 아니다. 집에서 지내다가 잠깐 밖으로 나간다. 바깥에서 잠시 볼 일을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는 곳, 그곳이 집이다. -이갑수 산문집 '오십의 발견’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는 곳, 그곳이 집이다.’ 집에 대한 정의가 이보다 더 명쾌할 수 있을까? 집은 일상의 시작점이자 종점이다. 누구에게나 하루 일과를 마치면 돌아갈 곳은 ‘집’ 일 수밖에 없는데 그 ‘집’을 잃고 방황한다. 밤 열 시 경이면 식구들이 모두 집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아파트 단지를 돌아보면 불이 켜지지 않..

외로움이라는 병, 그리움이라는 약

외로움이라는 병, 그리움이라는 약 김 정 관 올 겨울이 춥다고 하더니만 세밑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오늘처럼 꽁꽁 얼어붙은 날엔 아랫목에 엉덩이를 붙이고 만화책을 보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계절이 그러니 하면 마음의 갈등은 없는데 덥다니 춥다니 하면서 투덜대는 게 사람이다. 이런 날에는 따스한 차 한 잔 하기에 딱 좋고 차향에 빠져들다 보면 누군가 그리워진다. 이 그리움의 대상은 누구일까? 추운 날에는 향이 짙은 홍차나 암차를 마시는 게 제격이다. 잔으로 전해오는 온기도 좋지만 오롯이 느껴지는 차향에 유난히 차맛이 좋게 다가온다. 더운 날에는 만사가 귀찮지만 추우면 무엇을 해도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물론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에 한정되지만. 차향에 묻어서 문득..

2019 부산건축제의 주제 ‘어떤 집을 지을까?’에 ‘어떻게 살 집’을 덧붙여보니

2019 부산건축제의 주제 ‘어떤 집을 지을까?’에 ‘어떻게 살 집’을 덧붙여보니 ‘부산건축제’에서는 격년으로 9월에 건축 잔치를 벌인다. 올해는 부산역 광장 일원에 행사장을 마련했다. 이번 주제는 '어떤 집을 지을까?'라고 정했다. 주제를 살펴보자니 '어떤 집'에 눈길이 멎어 잠깐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이라는 표현은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구분을 이르는 것이다. ‘이런 집? 저런 집?’으로 집에다 초점이 맞춰서 얘기하는 것이리라. 어떤 집이라면 기와집, 나무집으로 구분이 되기도 하겠고 단독주택, 연립주택으로 나눌 수도 있겠다. 큰집, 작은집으로 선택이 되기도 하겠고 단층집, 이층집으로 차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도심주택과 전원주택도 어떤 집에서 구분이 되면서 얘기를 할 수 있겠다. '어떤 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