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51

도시형주택도 집이라 할 수 있을까?

도시형주택도 집이라 할 수 있을까? -원룸 투룸 쓰리룸, ‘룸주거’에 사는 사람들 뉴스를 듣고 보기가 두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죽음으로 내모는 소식이 심심찮게 뉴스로 보도된다. 이런 패륜이 일어나는 이유는 대부분 돈 때문이라고 한다. 돈이 필요해서 가족을 대상으로 우발적인 것도 아닌 계획적인 범죄를 저지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뿐 아니라 교사가 학생을 성범죄의 대상으로 삼고 학생이 스승을 향해 막말을 하다못해 주먹까지 휘두르는 일은 또 어떤가? 어린이집에 맡겨진 유아들을 교사들이 보육이 아닌 폭력을 쓰는 일도 이 세상이 얼마나 잘못되어 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인간관계의 근간이 되어야 하는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스승과 제자가..

눈으로 보면 현대식 집, 살아보면 한옥인 집

눈으로 보면 현대식 집, 살아보면 한옥인 집 -식구들이 ‘우리집’이라는 소속감을 가지게 하는 계단 홀 나의 설계 작업에서 계단은 각층 영역에서 개별 공간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식구들 간의 소통을 도모할 수 있는 장치이다. 계단은 기능으로 보면 층과 층을 이어주는 수직 통로의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계단이 위치하는 장소에 따라 디자인이 돋보이는 인테리어 요소로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주출입구와 하나 되는 홀과 연계되면 상징적인 공간을 연출하는데 크게 제 역할을 한다. 계단은 단독주택에서 아파트와 다른 깊은 공간을 시각적으로 느끼게 하는 장치 아파트는 아무리 큰 면적을 가졌다고 해도 공간감이 없는 평면적인 집일 수밖에 없다. 단독주택은 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층고를 조절해서 깊은 공간감을 줄 수 있다..

아내 같은 집을 지어야 하는데

딸이 대학원 선배가 설계해서 직접 공사를 했다는 주택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왔다. 마침 건축주도 같은 학교 대학원 선배였기에 건축을 하는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해서 지은 집에서 어떤 느낌을 받고 왔는지 궁금했다. 그 집을 설계하고 공사를 한 사람은 최근 단독주택 쪽으로 설계와 공사를 함께 하고 있어서 건축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그래 어제 하룻밤 지낸 주택은 어떻더노?” “실내 분위기는 마음에 드는데 외관은 좀 과한 디자인이 된 듯했습니다.”.” 딸이 찍어온 사진을 보면서 묻는 나의 말투에 긍정적이지 못한 냄새가 묻어나니 딸의 대답에 시선을 피하듯 슬쩍 흘려버렸다. 실내 공간 분위기는 괜찮은데 외관은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딸의 대답은 분명 내가 평소에 내세우는 건축에 대한 정의와 배치..

설계비 얼마요?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211223 설계비 얼마요? 일본에 다녀올 때마다 느끼지만 건축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에 다녀온 시모노세키 여행에서 1902년에 지어져서 2011년에 헐어내고 비워져 있는 산요호텔 터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산요 호텔은 100년을 넘게 시모노세키를 대표하는 호텔로 운영되었으나 화재로 소실되어 버렸다. 시모노세키 시에서는 그 건축물을 기억하기 위해 안내판을 가로변에 설치해 두었다. 그 안내판에는 산요 호텔 외관의 장식부재를 붙여 이미 사라져 버린 건축물을 기억하는 단서로 남겨둔 점이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일본의 도시는 고건축과 근대건축, 현대건축이 공존하며 도시마다 가지고 있는 역사를 건축물을 돌아보며 온전하게 읽어낼 수 ..

내 나이 일흔인데 집을 지어도 될까요?

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211220 내 나이 일흔인데 집을 지어도 될까요? 예순이 갓 넘은 건축사에게 일흔인 건축주가 묻는다. 집을 짓는다는 건 일흔이면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니냐며 쑥스러워하신다.. 집을 짓는 데 나이를 따지는 사람이 없을까?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단독주택을 지어서 사는 데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나이나 건강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에 살면서 병원 가까이 있어야 노후가 편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정말 그럴까? 예순이든 일흔이든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면, 지병이 있어서 아파트가 아니면 힘이 부쳐서 살기 어렵다고 하는 생각이 맞을까?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심지어 남자들의 로망이 자연인이 되는 것이라고도 얘기한다. 심심산골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