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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이 짓는 단독주택 12-설계자가 된 사연

처음에는 동녘길 단독주택 설계 작업에서 계획 설계 과정까지만 참여하기로 했었다. 건축주가 세운 집짓기 예산에서 책정된 설계비 범위를 고려해서 내 역할을 그만큼 잡기로 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제안한 경량철골을 골조로 짓는 집이라면 시공자가 주도하는 집짓기라서 설계와 행정을 분리해 설계비를 줄일 수 있도록 계약 방식을 제안했었다. 내가 맡은 계획 설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건축주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경량철골로 짓는 단독주택 전문업체에 개략 공사비를 문의해 보았는데 예산을 초과한다는 것이었다. 집은 꼭 지어야 하는데 준비할 수 있는 예산을 넘어선다니 건축주에게 이보다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경량철골 주택을 전문으로 짓는 지인이 있어 최근 공사비를 문의를 해보았다. 그런데 지인도 건축주가 알아본 공사비..

건축 설계비 싸게 잘해 드린다는 말

세상에 싸고 좋은 게 있을까? 싸고 좋은 걸 두고 가성비가 좋다고 한다. 과연 싸고 좋은 게 어디 있을까? 요즘 온라인 쇼핑에 중국 업체가 들어와서 지각변동을 일어 키고 있다. 처음에는 한 곳이더니 이어서 한 곳이 더 늘어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광고가 인터넷 망에 도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질 좋은 제품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싼 가격에 흥미를 가지고 배송받아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릴 생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몇 천 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만 원이면 두세 개를 살 수 있다. 꼭 사야 할 물건은 가격도 중요하겠지만 만족할 수 있는 성능을 우선으로 두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십만 원 이상인 물건이라면 구매를 결정하면서 신..

단독주택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새 학기가 되면 5학년이 되는 건축학과 학생이 두 달 동안 현장 실습을 마치고 실습 후기를 남겼다. 건축학과는 다른 전공과 다르게 한 학년을 더 배워 5학년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된다. 건축학과는 건축설계를 주 전공으로 공부를 하는데 건축물을 설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면 5년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4학년을 마친 겨울방학은 학생 입장에서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5학년이 되면 봄 학기에 졸업설계를 마치고 나면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니 취업을 앞두고 현장 실습을 해보는 건 진로를 선택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이 우리 사무소에 실습 의뢰를 하려고 한 의도가 의외였다. 4학년까지 배운 건축에 대한 마무리 공부로 단독주택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연회 2024년 2월 다회 후기-정산소종, 금준미와 기문홍차, 아쌈홍차와 전홍

다연회 2024년 2월 다회 후기 다연회 2024년 2월 다회 후기 정산소종, 금준미와 기문홍차, 아쌈홍차와 전홍 다연회 2024년 2월 다회는 홍차의 시작과 현재를 함께 얘기 나누는 찻자리를 가졌습니다. 2월 찻자리의 주제를 홍차로 잡았던 건 차연구소에서 홍차를 경매로 낙찰받았기 때문입니다. 홍차를 최초로 만들었던 무이산 동목관은 정산소종과 최고급 홍차인 금준미의 산지랍니다. 또 세계 3대 홍차인 기문 홍차까지 준비되었으니 2월 다회의 주제로 모자람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2월에는 다우들이 열외 2명으로 열 분이 참석해 오랜만에 성원을 이루었답니다. 한 때 다연회는 스무 분이 넘게 참석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열 분이면 팽주가 신바람이 납니다. 개근상을 놓친 선영님이 얼마나 아쉬워했을지 상상해 보..

보이차 생차가 묵혀서 마셔야 하는 차일까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1029 보이차 생차가 묵혀서 마셔야 하는 차일까요? 노차란 한자 풀이 그대로 오래 묵은 차를 두고 부르는 말이다. 다른 차류에서는 쓰지 않지만 후발효차인 흑차나 보이차는 노차에 목을 매는 사람이 많다. 월진월향이라고 하며 후발효차는 오래 묵히면 더 좋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내가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 2006년에는 생차로는 ‘7542’가 생차의 대표라고 했다. 보이차는 마시는 목적 이외에 투자 목적으로 차를 수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7542’는 신차가 나오면 꽤 많은 양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방품이 많이 나오는 차였다. ‘7542’는 중국 최대 보이차 생산회사인 맹해차창의 히트상품이다. 1975년에 이 차가 처음 출시되었고-75, 4등급 찻잎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