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願)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사하라 사막의 한켠을 지나다가 가난한 베르베르족 양치기 노인과 키작은 소녀를 만난 적이 있다. 노인과 소녀는 맨발이었다. 황혼이었고, 찬 모래바람이 불었다. 스무 마리쯤의 양을 몰고 구멍이 숭숭 뚫린 천막집으로 돌아가던 노인에게, 안락한 잠자리, 황금색 가구, 빠른 자동차 따위를 분별없이 떠올리며, 내가 물었다. "남은 생에서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오늘 저녁 조금이라도 비가 내려, 풀이 잘 자라 내 양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오" - 박범신의중에서 - * 바라는 것은 모두 다릅니다. 거창한 것도 있고 하찮은 것도 있고, 실현 불가능한 바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람은 어떤 것이던 좋은 원을 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