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 995

가을비를 바라보며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81023 가을비를 바라보며 절기로는 깊어가는 가을인데 여름이 자리를 비워낼 줄 모릅니다. 아침 저녁의 선선함을 믿고 제대로 옷을 갖춰입고 나갔다가는 낮은 아직 여름이 버티고있는듯 땀깨나 흘리기 일쑤입니다. 그래도 해가 넘어가면 승학산 자락의 우리 집 창 밖으로 벌레의 노랫소리가 가을임을 알려줍니다. 오늘은 여름을 매듭 짓는 가을 비가 내립니다. 단풍이 들기도 전에 말라서 떨어지는 잎새를 보며 애를 태웠는데 이제 이 비가 제 색을 내게 해주겠지요. 차도 뙤약볕 아래 마시기보다는 가을의 찬 바람이라야 제 맛을 나게 하겠지요. 혼자 몸도 귀찮은 여름에 차 이야기를 하면 웬지 달갑잖습니다. 찬 바람이 불면 보고 싶은 사람을 떠 올립니다. 그와 둘이 앉아서 차 한 잔을 놓고 무슨 얘..

차 마신다는 것만으로 다완을 얻다

무설자의 차이야기 차 마신다는 것으로 다완을 얻다 차를 마신다는 이유 하나로 얻어진 다완입니다. 불교TV 부산지사에서 국장으로 일하는 후배가 그냥 가지라며 제게 건넨 것인데 참 편안한 완입니다. 말차를 아직 모르는지라 아직 제 몫을 못하고 있지요. 부산 인근에는 김해 진례와 양산에 요가 많은데 대부분 분청자기를 만들고 있지요. 진례에는 10월말에서 11월초에 분청자기축제를 하는데 장작가마로 만드는 곳은 많이 없다고 합니다. 분청자기는 편안한 분위기로 차를 마시는 기쁨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 그릇의 굽에 있는 白岩이라는 글씨가 아마도 백암요의 것이라는 증거겠지요. 백암요는 경주에 있다고 합니다.저와는 인연이 없는데 후배를 통해 좋은 그릇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차 마신다는 소문만 내어도 이런 횡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