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를 바라보며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81023 가을비를 바라보며 절기로는 깊어가는 가을인데 여름이 자리를 비워낼 줄 모릅니다. 아침 저녁의 선선함을 믿고 제대로 옷을 갖춰입고 나갔다가는 낮은 아직 여름이 버티고있는듯 땀깨나 흘리기 일쑤입니다. 그래도 해가 넘어가면 승학산 자락의 우리 집 창 밖으로 벌레의 노랫소리가 가을임을 알려줍니다. 오늘은 여름을 매듭 짓는 가을 비가 내립니다. 단풍이 들기도 전에 말라서 떨어지는 잎새를 보며 애를 태웠는데 이제 이 비가 제 색을 내게 해주겠지요. 차도 뙤약볕 아래 마시기보다는 가을의 찬 바람이라야 제 맛을 나게 하겠지요. 혼자 몸도 귀찮은 여름에 차 이야기를 하면 웬지 달갑잖습니다. 찬 바람이 불면 보고 싶은 사람을 떠 올립니다. 그와 둘이 앉아서 차 한 잔을 놓고 무슨 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