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 990

문향

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409 문향聞香 문향聞香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는지요? 차를 마시면서 향기를 맡는 겁니다. 중국다구에는 문향배가 따로 있지요. 길이가 긴 대롱을 잘라 만든 것 같은 잔입니다. 찻물을 먼저 문향배에 붓고 곧 찻잔에 옮겨 따릅니다. 그러면 문향배에 묻은 찻물에서 나는 향을 맡는 겁니다. 그냥 잔에 따른 찻물에서는 향이 잘 느껴지지않는데 찻물을 따른 빈 잔에서는 느껴집니다. 문향배를 쓰는 경우는 잘 없으니 개완을 쓸 경우 뚜껑을 이용합니다. 보통 차만 마시고 향은 잘 느끼지 않습니다. 특히 반발효차는 차마다 독특한 향이 아주 향기롭습니다. 보통 과일향이나 꽃향기를 많이 느낄 수 있지요. 육계에서 진하게 올라오는 사과향에 아주 반해 자주 마시게 됩니다. 보이차는 향이 있으나 다른 차..

喫茶去 !

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408 喫茶去 ! 예전에 설계 계약을 하던 날이 생각납니다. 사찰설계이니 건축주는 스님입니다. 마침 절에는 기도회향이 있어 큰스님 법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법문 내용 중에서 인생과 축생에 대한 의미 깊은 말씀을 새겨봅니다. 인생과 축생은 나눔과 거둠의 차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의 삶은 무릇 주변에 두루 나누는 것이 되어야 하며 사람답지 못한 축생은 욕심으로 남의 것을 거두어 들이며 산다는 것이랍니다. 집을 한 채 짓는 과정에는 건축주와 건축사, 시공자의 관계는 참 중요합니다. 건축사는 단순히 설계도만 작성하고 시공자는 경사비 안에서 집만 지어주면 그만인 관계라면 곤란합니다. 건축주, 건축사, 시공자의 역할을 서로 존중하지 않고 건축주가 갑의 입장에 서버리는 경우지요. 그..

부담없는 차

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407 부담없는 차 우리 녹차는 포장단위가 80~100g이고 중국차는 200~500g이 많습니다. 포장단위를 보면 고급차일수록 소포장이고 그렇지 않은 차일수록 덕용포장입니다. 특히 극품차일수록 한번 마실 양으로 포장되어 있기도 합니다. 물론 샘플차도 그렇게 포장하기도 하지만... 우리차가 포장 단위를 양이 적게한 것은 그만큼 차를 자주 마시지 않기 때문일까요? 중국차는 물 먹듯 차를 마시니 그럴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는 물보다 차를 많이 마시니 '차 마시듯 물을 마셔야 할'로 바꿔 써야 할 정도지요. 비싼 차를 아껴 마셔야 할 것이냐 싼 차를 물 마시듯 할 것이냐를 생각해 봅니다. 저는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차를 주로 구입하고 함부로(?) 마셔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식타령 차타령

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210907 자식타령 차타령 아내가 저를 나무랍니다. 하나 밖에 없는 딸이지만 고등학생일 때까지는 엄하게 키웠습니다. 딸아이가 제 앞에 앉으면 눈물부터 보였으니까요. 제가 살아온 기준에 어긋나게 보이면 나무라는 게 예사였습니다. 그런데도 하필 딸아이는 전공을 저와 같은 건축을 선택했습니. 시간도, 경제적인 여건도 여유가 없는 직업인데 왜 그랬을까요? 어쨋든 대학에 들어가고 부터는 저와 아주 편한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 잔소리를 하긴 하지만 이제는 듣는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아내가 저를 나무라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선친께 받았던 교육방식을 그대로 딸에게 적용한다는 것이지요. 제 딸이 저와 성격이 비슷해서 하는 짓도 닮았으니 게가 자식교육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