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3

차생활로 얻게 된 더 바랄 게 없는 삶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913 차생활로 얻게 된 더 바랄 게 없는 삶 흔히 행복하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부족하고 힘든 삶을 산다고 해서 누구나 불행한 것일까? 더 가지려는 욕심으로 산다면 아무리 가져도 부족하고 매사에 불평으로 지내면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小欲知足소욕지족이라는 말은 바라는 게 적으면 만족함을 안다는 뜻이다. 塞翁之馬새옹지마라는 말에는 부족한 것이 훗날 힘든 일을 덜어줄 수 있다는 뜻으로 지금 모자라는 것을 탓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고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불확실한 훗날이 아니라 지금 부족함이 없이 살고 있다는 걸 두 사자성어에서 알게 된다. 불행의 반대가 행복, 행복하지 못하다고 해서 불행하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

다름의 의미를 찾아 마시는 보이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905 다름의 의미를 찾아 마시는 보이차 나는 매일 차를 마신다. 아침 6시 반경부터 밤 9시까지 하루 내내 마신다. 아침 첫차는 보이차 숙차, 오전에는 녹차, 점심을 먹고 홍차를 마시고 오후부터 밤까지는 보이차로 생차를 마신다. 녹차와 홍차는 고르는 것 없이 정해진 차를 마신다. 하지만 보이차는 종류가 많아서 그날 마실 차를 정해야 한다. 두고 마시는 차가 백여 종이 넘어서 어제 마셨던 차와 오늘 마시는 차, 내일 마실 차는 다르다. 보이차는 누구라도 소장하고 있는 종류가 수십여 종은 넘게 가지고 있어서 매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그렇지만 매일 마시는 차가 다르다고 해서 더 좋은 차를 찾아내는 건 아닐 것이다. 차마다 다른 향미가 있으니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른 ..

내가 꿈꾸는 찻자리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831 내가 꿈꾸는 찻자리 오래전에 부산 도림원에서 노차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홍인을 마셨다. 다연회 다회 찻자리에 도림원 원장님께서 그 귀한 차를 내어주셨다. 그 전에도 인급차를 마셔 보았지만 그날 마신 홍인은 거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향미였다. 그 뒤에 도림원에 들러서 원장님께 조심스레 홍인 얘기를 꺼냈다. 사실 함부로 청할 수 없이 귀한 차지만 원장님과의 친분을 내세워 한번 더 마셔볼 요량이었다. 그런데 원장님은 그날 우렸던 홍인이 소장하고 있었던 마지막 차였다고 했다. 차 가격으로 치자면 그날 원장님이 내주셨던 양이면 기백만 원은 족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홍인, 그 귀한 차를 함께 마실 수 있는 상대가 되었다니 전율에 가까운 기분이 들었..

老茶노차라고 들어보셨나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811 老茶노차라고 들어보셨나요? 육대 차류는 발효(산화) 정도에 따라 구분한다. 불발효차로 녹차, 경발효차로 백차, 청차, 황차가 있고 전발효차는 홍차가 있다. 이 글의 주제가 되는 보이차는 후발효차로서 흑차로 분류된다. 흑차에는 복전, 금첨, 천량차, 육보차 등이 있는데 보이차와 같이 유통기한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장기 보관해서 마시는 차라서 후발효차라고 한다. 老茶노차라는 말을 쓰게 된지는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본래 보이차는 산지인 운남성에서 묵혀서 마시는 차가 아니었다. 녹차나 다른 차류처럼 그해에 딴 찻잎으로 차를 만들어서 마시는 차였다. 후발효차의 하나인 호남성 복전의 주요 소비자는 티베트 등 유목민들이었는데 소비되지 않고 남은 덩이차는 불쏘시개로 썼다고..

소엽종 차와 대엽종 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809 소엽종 차와 대엽종 차 “언제 차 한 잔 합시다” 혹은 “밥 한 번 먹읍시다”라는 인사는 누구나 쉽게 주고받는다. 이 말은 그냥 잘 지내느냐라는 말처럼 편하게 안부를 물으며 덧붙이는 말이다. 이 인사치레로 하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언제 차를 마실지 밥을 먹을지 기다리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또 차 한 잔 하자는 말이 시간 약속으로 이어져도 꼭 ‘차’ 마시자는 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이야기할 자리를 갖자는 말이어서 커피를 마셔도 되고 술을 마셔도 된다. ‘차’는 분명 고유명사지만 보통명사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또 고유명사에 차가 접미사처럼 붙어 쓰고 있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쌍화차, 대추차, 생강차 등으로 쓰는 경우인데 사실은 쌍화탕, 대추탕, 생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