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913
차생활로 얻게 된 더 바랄 게 없는 삶
흔히 행복하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부족하고 힘든 삶을 산다고 해서 누구나 불행한 것일까? 더 가지려는 욕심으로 산다면 아무리 가져도 부족하고 매사에 불평으로 지내면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小欲知足소욕지족이라는 말은 바라는 게 적으면 만족함을 안다는 뜻이다. 塞翁之馬새옹지마라는 말에는 부족한 것이 훗날 힘든 일을 덜어줄 수 있다는 뜻으로 지금 모자라는 것을 탓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고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불확실한 훗날이 아니라 지금 부족함이 없이 살고 있다는 걸 두 사자성어에서 알게 된다.
불행의 반대가 행복, 행복하지 못하다고 해서 불행하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불행도, 행복도 자신이 받아들이고 느끼는 자신의 감정일 뿐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는 상태는 없다. 집 떠나 살면서 그리워하는 마음만으로도 행복해지기도 하는데 그 그리움의 대상은 엄마가 차려주던 밥상이니 소홀히 여겼던 일상이 바로 행복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아직 코로나 팬더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더 기다릴 수 없어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건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깨달았던 게 평범했던 일상의 소중함이었고 그게 바로 우리가 바라던 삶, 행복이었다.
차 마실 시간도 없으니 이게 사는 것이냐고 불평한다. 그런데 사실 힘들다고 투덜대는 그 시간에 차를 마시면 그만인데. 요즘은 어느 장소에도 뜨거운 물은 있으니 머그컵만 있이도 차를 마실 수 있지 않은가?
차를 마실 수 있고 없고는 환경이 주는 제한이 아니라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일상에서 여유가 있어 차를 마시는 게 아니라 차를 마심으로써 여유가 생기게 된다. 삶이 힘들수록, 사는 게 짜증이 나니까 그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차를 마신다.
小欲知足, 무엇을 위해 더 가지려고 하는지 그 생각을 차 한 잔에 담아 마신다.
塞翁之馬, 부족하니 더 열심히 살 수밖에 없었지만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도 함께 담아 마신다.
나에게나 누구나 행복이란 지금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 속에 있다는 걸 잘 아는 것에 있지 않을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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