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다름의 의미를 찾아 마시는 보이차

무설자 2022. 9. 5. 14:39
728x90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905

다름의 의미를 찾아 마시는 보이차

 

 

나는 매일 차를 마신다. 아침 6시 반경부터 밤 9시까지 하루 내내 마신다. 아침 첫차는 보이차 숙차, 오전에는 녹차, 점심을 먹고 홍차를 마시고 오후부터 밤까지는 보이차로 생차를 마신다.

 

녹차와 홍차는 고르는 것 없이 정해진 차를 마신다. 하지만 보이차는 종류가 많아서 그날 마실 차를 정해야 한다. 두고 마시는 차가 백여 종이 넘어서 어제 마셨던 차와 오늘 마시는 차, 내일 마실 차는 다르다.

 

보이차는 누구라도 소장하고 있는 종류가 수십여 종은 넘게 가지고 있어서 매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그렇지만 매일 마시는 차가 다르다고 해서 더 좋은 차를 찾아내는 건 아닐 것이다. 차마다 다른 향미가 있으니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다.

 

 

날씨가 흐려서 기분이 가라앉은 날에는 단맛이 좋은 차, 화창한 날에는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쓴맛이 많은 차를 마시게 된다. 바쁘지 않은 날에는 여유를 가지고 단맛과 쓴맛이 조화로운 차를 택해서 향미를 음미한다.

 

이런저런 일로 심란한 날도 차를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한다. 일이 많아서 찻물을 끓일 시간이 없으면 그날은 참 좋은 날이지 않은가? 차를 마시면 일과 일의 비어있는 틈을 채우는 것과 같아서 고민이나 갈등이 조금이나마 잠재워진다.

 

내일 날씨에는 내 마음이 어떤 상태가 될까? 내가 마시고 있는 보이차의 향미를 가늠해서 마음의 평정이 얻어지도록 차를 골라본다. 보이차를 마시는 재미는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차 중에 매일 다른 향미를 찾아 고르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보이차는 최고의 향미를 찾아 우열을 가리는 능력으로 마시는 게 아니다.

보이차는 차마다 다른 향미를 알아내어 그날의 내 마음 상태에 맞게 마실 수 있어서 좋다.

보이차는 우열을 가리는 승부욕보다 차마다 다른 향미를 알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