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3

보이차는 나만의 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623 보이차는 나만의 차 17년째 보이차를 마시다 보니 꽤 많은 종류를 가지게 되니 마실 때마다 어느 차를 선택할지 망설이게 된다. 어떤 사람은 마음에 드는 차가 있으면 그 차만 계속 마신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매일 다른 차를 마시는 편이라 그 선택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숙차만 마시던 때는 고르기가 그나마 쉬운 편이어서 큰 기대 없이 손에 잡히면 그날의 차가 되었다. 숙차는 즐겨 마시는 차가 특별히 없어서 숙미만 적으면 아무래도 좋았다. 물론 근래에는 특정 산지 고수차를 모료로 만들어지고 있어서 애정 하는 차도 생기고 있는 중이다. 십 년 이상 숙차만 마셔대다가 몇 년 전부터 생차도 본격적으로 마시게 되면서 차 선택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어느 날은 단맛이 풍부한 임창 ..

어떤 차보다 어떤 자리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620 어떤 차보다 어떤 자리 보이차를 처음 마시게 되었을 때는 무작정 내 손에 있는 차라면 다 받아들일 수 있었다. 보이차를 마시던 초창기에는 숙차를 주로 마셨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붉은색의 탕색도 고왔지만 순하고 독특한 향미에 빠져들었다. 2006년 무렵에는 차값도 얼마나 착한지 매주 구입을 하는데도 부담이 없었다. 그 당시는 당해 생산된 숙차는 대익이나 노동지도 한통에 십만 원도 안 되었다. 지금도 브랜드 숙차는 부담 없는 가격이니 보이차로 차생활을 시작하는 건 얼마나 쉬운가? 몇 년 전에 만난 한 스님은 홍인을 일상에서 마셨던 茶歷차력이 오랜 분이었다. 그 스님에게 그럼 지금도 인급차를 소장해서 마시고 있는지 물었다. 스님 말씀이 지금은 손에 들어오는 대로 마신다..

혈액형으로 나누어 본 보이차 산지별 향미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617 혈액형으로 나누어 본 보이차 산지별 향미 -달면서 쓴 차와 쓰면서 단 차, 그리고 적당히 달면서 쓴 차 단맛보다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렇게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쓴맛보다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 묻는다면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의아하게 여길 지도 모른다. 대부분 사람들은 쓴맛보다 단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맛을 구분하는 五味오미에서 단맛과 짠맛은 누구나 좋아한다. 그런데 쓴맛과 신맛은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하지만 너무 단 음식은 많이 먹을 수 없고 쓰기만 한 음식은 아예 먹을 수 없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달면서 뒷맛에 쓴맛이 살짝 비치면 깔끔한 기분이 든다. 또 쓴맛으로 시작했는데 뒷맛이 달면 계속 손이 가게 ..

찻자리의 덕목에 대하여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608 찻자리의 덕목에 대하여 한 자리에 네 사람이 앉아서 차를 마신다. 팽주는 앞에 앉은 세 사람을 위해 정성을 다해 차를 냈다. 팽주가 건넨 차를 마시는 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 보자. 첫 번째 사람은 차를 이렇게 내면 안 된다며 속으로 팽주의 서투른 행다를 탓하고 있었다. 또 차를 내는 다구가 맘에 안 든다며 자신의 찻잔을 챙겨 와야 했다며 혼잣말로 투덜댔다. 찻물은 어떤 물을 썼느냐고 물으며 삼다수가 좋은데 왜 그 물을 쓰지 않느냐고 책망하듯 말했다. 두 번째 사람은 지금 우린 차에 대해 물으면서 이 정도 차 밖에 없느냐는 듯 불편한 마음을 가졌다. 팽주가 내어주는 차를 채 한 잔도 비우지 않고 다음은 어떤 차를 우리느냐고 물었다. 그는 팽주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 종류의 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607 세 종류의 차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은 보통 세 종류의 차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일상에서 마시는 차인데 밥으로 따지자면 집밥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마셔야 할 차는 집밥의 식재료처럼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과 입맛에 맞춰 구입하게 된다. 두 번째는 藏茶장차라고 하여 오래 묵혀 후일을 내다보고 구입하는 차가 있다. 후발효 차인 보이차의 특성에 맞춰 구입하는 시기에는 값이 저렴하므로 훗날을 기다리며 많은 양을 수장하게 된다. 이 차를 구입하면서 모든 차가 다 오래 묵히면 좋아질 거라고 믿는 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세 번째 차는 손님과 함께 마시거나 특별한 날에 마시려고 준비해 두는 차이다. 이 차는 노차라고 하는 30년 이상된 차나 빙도노채나 노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