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3

2023년 癸卯年, 첫날에 나를 위해 마시는 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0102 2023년 癸卯年, 첫날에 나를 위해 마시는 차 오늘은 2023년 1월 2일, 올해 첫 근무일이다. 매주 월요일은 한주를 시작하는 회의를 하지만 오늘 회의는 시무식으로 한해의 각오를 다지는 특별한 자리이다. 시무식을 마치고 올해 사무실에서 마시는 첫차로 대평 '범두호'를 골랐다. 매일 서너 종류의 차를 마신다. 어떤 차를 마실까 고르는 것도 200종이 넘는 보이차를 두고 마시는 내게는 흥미로운 일이다. 200 종이 넘는 차가 있지만 자주 마시는 차는 그중에 30종 정도 되는가 보다. 오늘은 한해 근무를 시작하는 날이니 특별한 차를 마셔야겠기에 신경 써서 고른 차가 범두호이다. 범두호는 보이차의 산지 중에 인기가 있는 곳이라 값이 비싼 차이다. 일용할 양식이 아니라 ..

가을밤에 홀로 마실 차가 있는지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1005 가을밤에 홀로 마실 차가 있는지요? 아이의 성적을 보면 잘하는 과목과 못하는 과목이 있다. 한국의 교육은 베스트를 지향한다. 그래서 못하는 과목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 유대인은 다르다. 못하는 과목의 성적을 끌어올리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가 잘하는 과목을 갈고닦아서 세상에서 우뚝 서는 사람이 되라고 한다. 베스트는 한 반에 한 명만 나오지만, 유니크는 한 반의 모든 학생이 될 수 있다. - 홍익희 교수 보이차는 다른 茶類차류와 달리 구입한 뒤에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그 평가가 객관적일 수 없으니 마시는 사람마다 다르게 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가성비라는 요인이 있어서 싸게 구입하다 보면 낮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

온라인 茶友와 글과 댓글로 나누는 茶情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927 온라인 茶友와 글과 댓글로 나누는 茶情 2006년은 내가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 해이다. 그해는 사무실 문을 닫아야 할지 버텨낼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내 인생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던 때였다. 그 시절 정부가 내린 부동산 금융 규제로 건축업계는 일감이 아예 없어져 사무실에서 하루를 보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우연하게 접하게 된 보이차를 마시며 하루종일 인터넷을 뒤져가며 차공부를 해가면서 아는만큼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늘은 견딜 수 있을만큼 시련을 준다고 하더니 다 지나간다는 말처럼 캄캄한 터널을 지나고 다시 조금 나아진 일상으로 돌아오니 보이차는 내 곁에 익숙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차에 대해 글을 쓰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

보이차를 마시며 명심해야 할 세 가지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915 보이차를 마시며 명심해야 할 세 가지 보이차는 녹차나 홍차, 청차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보이차에 입문하면서 마시는 차는 숙차가 되기 쉬운데 가격도 저렴하지만 누구나 호불호 없이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357g 한 편으로 두 달은 족히 마실 수 있는데 5만 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으니 부담이 없다. 그런데 보이차를 마시다 보면 시간이 갈수록 어떤 차를 어떻게 마셔야 할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종류도 많거니와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차 생활의 방향을 잡는데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마시는 만큼 알게 되지만 알게 된 만큼 혼돈에 빠지게 되는 차가 보이차이다. 보이차를 제외한 다른 茶類차류는 값을 더 치르면 좋은 차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마신 보이차의 가치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914 오늘 마신 보이차의 가치 보이차의 가치를 생각해본다. 돈으로 따져보면 가장 비싼 차도 보이차이고 값싼 차도 보이차이다. 얼마나 싸냐하면 믹스커피보다 저렴한 차도 있는데 비싼 차는 경매로 거래된다고 한다. 그런데 보이차는 싼 차나 비싼 차나 포장지로 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가끔 화려한 치장을 한 포장도 없진 않지만 대개 종이로 싸여진 상태로 비슷하다. 경매로 거래되는 천문학적 가격이 매겨지는 차도 처음에는 비싸지 않은 차였다. 그래서 보이차는 포장지로 그 가치를 책정할 수 없다. 보이차의 가치는 원 재료인 모차가 기본이 되지만 세월이 담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내 손에 없는 차는 나와 별 상관이 없으니 내가 가진 차 중에서 우선 순위를 따져 골라 마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