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3

보이차, 고수차, 첫물차로 만든 '천년보이차 교목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1128 보이차, 고수차, 첫물차로 만든 '천년보이차 교목차' 지금은 빙도노채에 밀려 지존의 자리를 내주었지만 마니아들은 아직도 노반장을 보이차의 넘버원으로 꼽고 있다. 보이차는 해마다 운남성민족차문화연구회에서 첫물차 기준 산지별 예측가를 공개한다. 2023년 발표치를 보니 모차 1kg당 노반장은 15,000~20,000 위안이며 빙도노채는 20,000~90,000 위안이다. 노반장을 선호하는 쪽은 주로 마니아층이며 빙도노채는 단맛을 즐기는 일반 대중들이 찾아서 구매층이 넓다고 한다. 그 이유는 노반장은 빙도노채보다 쓴맛이 많은 차라서 대중적인 취향에서는 밀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노반장보다 빙도노채의 수요층이 넓어서 가격차가 크게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노반장을 선호..

내일 죽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1127내일 죽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 환절기가 되면 부고가 많이 들어온다. 기온의 진폭이 잦은 봄가을에 유명을 달리하는 분이 많으신 것 같다. 노환으로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는 건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니 슬픈 마음에 명복을 빌면 된다. 그렇지만 이제 환갑을 넘긴 가까운 분들의 부고를 받으면 이런저런 생각을 깊이 하게 된다. 이 달에만 아직 일흔도 안 된 나이인데 본인이 운명했다는 부고를 두 통이나 받았다. 문상을 갈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닌데 스마트폰에 연락처가 있으니 부고를 보낸 모양이었다. 한 사람은 내가 맡고 있는 감리 현장 소장이었고, 또 다른 분은 선배 건축사와 함께 내 사무실에서 차 한 잔 나누었던 적이 있었다. 감리 현장 소장 폰 번호로 들어온 부고를 받고 ..

보이차의 심연 속에 잠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1106 보이차의 심연 속에 잠겨 보이차를 마신 지 어언 18년째가 되었다. 차를 시작할 때부터 하루에 3리터 이상 마셔왔으니 중독 수준이라 하겠다. 양으로도, 종류로도 어지간히 마셨다. 십 년은 숙차를 주로 마셨고 그 이후에는 생차로 갈아탔다. 보이차를 시작하면서부터 차 생활에 대해 글을 써왔다. 글을 쓰려면 차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해서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8년 동안 차만 마신 게 아니라 공부도 같이 해왔으니 문무를 겸비한 셈이라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숙차를 주로 마셨던 차 생활 초창기에는 사실 차에 대해 별로 따질 게 없었다. 그러다가 고수차가 보이차의 대세로 떠오르게 되던 2010년 이후부터 손에 잡히는 대로 마실 수 없게 되었다. 7572만 마..

가을 밤, 그리움을 담아 차를 마신다

가을 밤, 그리움을 담아 차를 마신다 가을이라는 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쪽에서 서늘한 바람이 인다 밤바람에 가을냄새가 묻어나기 시작하면 나만의 그리움 즐기기가 시작된다 그 그리움의 대상이 특정한 누구는 아닌 듯하다 마음 깊숙이 한쪽에 숨어있다가 이맘때가 되면 나타나는 것인가? 가을이라 신호처럼 울리는 풀벌레 소리와 함께 무언지 모를 그리움이 일어난다 창문을 닫아도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 때문에 그리움은 피할 수가 없다 특정한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면 그건 가을의 그리움이 아니리라 그 누구라고 특정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은 그냥 그리움 그대로... 그리워져서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고 싶은 그대로의 그리움 나에게 가을은 그렇게 무심코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하지만 그 그리움은 기다림이며 간절함이고 ..

굳이 보이차를 첫물차로 마시는 이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0904 굳이 보이차를 첫물차로 마시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차는 雨前우전이며 그다음이 細雀세작, 中雀중작이다. 절기로 穀雨곡우 전에 찻잎을 따서 만들기 때문에 이름을 우전이라고 붙였다. 이른 봄에 차나무에서 새 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순 하나에 잎 두 개, 一芽二葉일아이엽으로 따서 차를 만든다. 우전차는 세작이나 중작에 비해 어린잎으로 만들게 되니 가격이 그만큼 비싸지만 향이 빼어나고 맛이 깊다. 중국에서는 위도가 우리나라보다 아래이다 보니 곡우보다 더 빠른 절기인 청명 전에 찻잎을 따서 차를 만드는데 明前명전차라고 한다. 중국 운남성도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아 청명 전에 새 잎이 돋아난다. 명전차는 早春茶조준차, 첫물차라고 하며 해발고도가 높은 노반장은 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