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3

화엄매, 고불매, 선암매...그리고 우리 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325 화엄매, 고불매, 선암매... 그리고 우리 차 얼마 만에 나서는 아내와의 여행길인가? 코로나 사태로 발이 묶였었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는 아내의 푸념은 휴일 집돌이인 나를 향한 꾸지람이다. 아내가 눈총을 주면 떠밀리다시피 집을 나서서 가는 곳이라야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인 통도사이다. 동료 건축사이자 대학 후배인 P에게 차 생활을 전도해서 그와 가끔 찻자리를 가졌다. P는 한 사무실에서 직장 생활을 했고 대학 후배인 데다 건축사라는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따로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P에게 차 생활을 권해 그가 차를 마시게 되면서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P는 사무실을 접고 감리 일을 하게 되면서 부산을 떠나 광주에 현장이 생겨 3년간 머물게 되었다. P는..

봄나들이 나서며 호사가가 되어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321 봄나들이 나서며 호사가가 되어 제가 사는 부산에는 목련이 지고 이제 벚나무 가지에 꽃망울이 부풀어 한두 송이 꽃이 피어납니다. 목련도 그렇지만 벚꽃은 일시에 피어나 순식간에 절정을 이루곤 속절 없이 지고 맙니다 벚꽃이 만개하면 꽃잎이 바람을 타고 흩날려 눈이 귀한 부산에 꽃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힙니다. 목련은 피었다 싶더니 어느새 출근 길에 나무 아래 뚝뚝 떨어진 꽃 송이를 봅니다. 꽃 송이가 큰 목련이 떨어져 길바닥에 내동댕이 치듯 흐트러져 있는 모습을 보니 애절한 마음이 듭니다. 나무 주변이 떨어진 꽃잎으로 뒤덮혀 있어 피해갈 수 없어 짓밟히니 봄볕보다 환히 피었는 그 꽃인가 싶습니다. 봄은 언제 왔느냐고 인사를 나누자마자 일어서는 아쉬운 손님같이 곧 떠나..

다우라는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318 다우라는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공자님 말씀 그대로 멀리서 벗이 찾아와서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안산에서 부산, 찾아오신 벗은 연세가 지긋하셔서 여섯 시간이나 운전을 하는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몇 년을 두고 걸음을 하시겠다며 벼루셨는데 이제서 그 바람을 이루신 셈이다.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차 생활을 글로 옮겨 써 왔다. 한 편 두 편 글이 모이다 보니 블로그에 저장되어 있는 게 천여 편이다. 그밖에 이곳저곳에 써서 올린 글을 더하면 1,500여 편은 되지 않나 싶다. 글을 쓰는 내 입장이야 차가 좋아서 쓸 뿐인데 읽는 사람 중에 몇 분은 차 생활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가 보..

보이차 생차가 묵혀서 마셔야 하는 차일까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1029 보이차 생차가 묵혀서 마셔야 하는 차일까요? 노차란 한자 풀이 그대로 오래 묵은 차를 두고 부르는 말이다. 다른 차류에서는 쓰지 않지만 후발효차인 흑차나 보이차는 노차에 목을 매는 사람이 많다. 월진월향이라고 하며 후발효차는 오래 묵히면 더 좋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내가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 2006년에는 생차로는 ‘7542’가 생차의 대표라고 했다. 보이차는 마시는 목적 이외에 투자 목적으로 차를 수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7542’는 신차가 나오면 꽤 많은 양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방품이 많이 나오는 차였다. ‘7542’는 중국 최대 보이차 생산회사인 맹해차창의 히트상품이다. 1975년에 이 차가 처음 출시되었고-75, 4등급 찻잎을 ..

무설자의 보이차 생활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118 무설자의 보이차 생활 나의 하루는 찻물을 끓이며 마시며 시작해서 찻그릇을 닦아 정리하며 마무리된다. 하루를 시작하는 차는 숙차가 되고 마무리하는 차는 생차이다. 아침 차로 숙차를 마시는 건 밥을 먹기 전 빈 속이기 때문이다. 일과 중에는 녹차, 홍차, 청차와 보이차를 골고루 마시고 있다. 보이차를 마시기 전에는 녹차로 차 생활을 했었다. 인연이 깊은 스님이 차를 좋아하셨다. 스님을 찾아뵐 때마다 내어 주시는 차를 마시며 향미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어느 때쯤이었는지 기억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생일 선물로 다기를 받게 되었다. 그날을 계기로 녹차를 구입해 마시면서 나의 차 생활이 시작되었다. 본격적으로 차 생활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지만 매일 마시는 건 아니었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