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소나무 12월, 한 장 남은 달력이 추워 보입니다. 열두 장을 넉넉하게 두고 시작했던 일년이 어느새 지나버리고 달랑 한 장이 남아 저를 쳐다봅니다. 어느 해보다 바삐 살았던 한 해였건만 이렇게 회한이 몰려오는 건 왜일까요? 아직 본격적으로 추위가 온 것도 아닌데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한기는 한 겨울 ..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08.12.04
남의 소를 세는 사람 불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아침이면 집을 나가서 남의 목장에서 하루 종일 소를 세다가 돌아오곤 했습니다. 얼굴에는 수백 마리를 세고 난 뒤의 충만감으로 가득했지만 제 집에 있는 소 한 마리가 허술한 외양간을 밀치고 도망간 것은 며칠이 지나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내 집에 있는 ..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08.09.18
길에 서서 낯선 여행 여행은 지도가 정확한 지 대조하러 가는 게 아니다. 지도를 접고 여기저기 헤매다 보면 차츰 길이 보이고,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곳곳에 숨어있는 비밀스러운 보물처럼 인생의 신비가 베일을 벗고 슬그머니 다가올 때도 있다. 어느 낯선 골목에서 문득 들려오는 낮은 ..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08.09.11
가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창이라는 창은 다 열어놓고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제는 창문을 다 닫고도 불김을 조금 넣고 잠자리에 듭니다. 아직 한낮에는 에어컨도 틀고 선풍기 바람도 쐬면서 작업을 하지만 가을이 창문너머로 기웃거리는 걸 느낍니다. 가을이라는 계절은 참 묘합니다. 딱히 누구라..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08.08.28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재미에 푹 빠져산다고 할 정도로 컴퓨터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차와 관련된 인터넷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매일이다시피 차에 관한 단상을 짧은 글로 올린 것이 얼추 400 편이 넘습니다. 출근해서 아침 회의를 하고 난 뒤 인터넷을 켜면 안부글부터 써서 올리며 하루를 시..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08.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