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보이차를 마시는 나만의 즐거움

무설자 2014. 6. 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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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보이차를 마시는 나만의 즐거움

 

 

 

 

하루에 3L가량 차를 마신지 꽤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숙차 생차 안 가리고 무조건 마셔댔지요

차맛도 모르고 몇 종류 밖에 없으니 그냥 마셨습니다

 

차맛을 음미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맛이 비슷하더군요

생차는 쓴맛이 먼저 오니까 녹차만 계속 마셔온 제 입은 별로 점수를 주지 않더군요

숙차는 입에 퍼지는 맛이지만 순하고 단맛이 좋아서 집중 공략했죠

 

얼마나 오래 마셨을까?

맛이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차마다 조금씩 다른 향미가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나이를 먹은 숙차에서 맑고 진한 정도의 차이를 음미하게 되고

경발효숙차에서 오는 쓴 맛의 뒷느낌이 달갑잖아서 멀리 하게 되고

숙차의 기본은 첨미甛味, 차를 머금을 때 느끼는 단맛이 주는 당기는 맛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차마다 미세하게 다른 향미로 다가오는 차는 보이차 외에는 드물 것입니다

뚜렷한 향미가 아니다보니 마시는 양과 집중도에 따라 서서히 알게 되더군요

후발효차라는 특성으로 소장하면서 달라지는 향미땜에

소유욕이 발동되는 것도 보이차의 특별함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때인가부터 차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알게된 다우들과의 교유, 카페를 통한 구매 등으로  차가 모여졌습니다.

처음에는 비슷한 맛이라 손에 잡히는대로 마셨는데

뒤에는 소장한 차를 골라 마시니 그 재미는 아는 사람만 압니다. ㅎㅎㅎ

 

러던 중 저의 차멘토께 지도도 받으면서 나눠주시는 노차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어라~~녹차에 길들여진 입맛에 생차에서 거북스럽던 그 쓴맛이 아닙니다

숙차에서는 음미할 수 없는 뼈대가 있는 부드러움? 쓴맛이 가까워지는 느낌이랄까요?

 

보이차를 오래 마신 선배 다우들께서 나눠주신 진년차들이 후발효차의 진미를 알게 했습니다.

귀한 만큼 만만찮게 치뤄야 하는 값의 매력을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구매해서 마시지는 않지만 선배다우님을 뵐 때 외식하듯 즐기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제 보이차를 접한지여덟해를 넘기니 차마다의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아는만큼 즐깁니다

이 차는 이런 맛 저 차는 저런 맛

차를 골라 마시는 즐거움을 아시는지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