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022
자식 또래 다우와 차를 마시며
매달 가지는 찻자리에 자주 참석하는 다우가 있었습니다
그 무렵의 다우의 나이는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이었지요
제 딸과 동년배였는데 차를 접한지 꽤 오래되어 보였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우리 다회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 다우들의 평균 연령은 50 대가 가장 많고 40 대면 젊은 편입니다
그런데 그 분위기를 어색해 하지 않고 자주 참석하는 기특한 친구였습니다
다회에 처음 참석하고 나서 제 사무실에 차 한 잔 하러 온 뒤로 자주 찾아왔습니다
나이만 이십 대였지 생각하는 것은 참 어른스러웠습니다
하는 일도 여느 젊은이처럼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시작했더군요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대학 생활을 하면서 이미 사회생활을 같이 했더군요
사회 생활의 예비과정을 학교를 다니면서 벌써 다 겪은 셈이었습니다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도 제 또래 뿐 아니라 연령층을 가리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차도 그냥 취미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일과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도 숨기지 않고 잘 하지만 제가 하는 이야기도 잘 들어주었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을 자주 만나서 그런지 제가 귀담아 들을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어제는 차를 마시며 20-30대로 차 모임을 만들었으면 어떻겠냐고 했었습니다
커피가 아니라 차를 마시는 젊은이라면 생각하는 것이 다를 것이랍니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생각이 분명한 친구였지요
차가 매개체가 되니 자식 또래의 다우를 둘 수도 있습니다
차를 마시며 주고받는 이야기가 한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다우와의 만남 속에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차는 그냥 마시는 기호음료가 아니라 삶을 기름지게하는 거름입니다
차를 통한다면 만나지 못할 사람이 없고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다우라는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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