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부이치치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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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1206
차 한 잔의 여유
세상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기온이 내려가서 추운 건 옷만 두텁게 입고 기름값이 비싸도 실내온도를 높이면 되지요.
하지만 극심한 불황이 얼어붙게 만드는 이건 대책이 없습니다
어제 그 한파를 견디지 못한 젊은 건축사가 스스로 목숨을 거둔 부고를 받았습니다.
어제따라 영하의 날씨에 바람까지 몹시 불었습니다.
차디찬 자리에 누운 그는 문상 온 사람들에게 뭐라고 변명을 할까요?
마음이 답답할 때가 잦아집니다.
지금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을 마주하기 싫어지고 말을 하기도 듣기도 어려울 때 어떻게 하시는지요
차 한 잔,
이럴 때 차가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녹차를 마시다가 철관음을 마시고, 보이차를 골라서 아직 찾지 못한 맛을 음미해 봅니다
그러다 생각나는 다우님께 전화를 냅니다.
남자도 그런 수다(?)를 떨 수 있는지 혼자 실소를 지으며 차 이야기도 하고 세상 이야기도 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스스로 세상을 버린 그가 차를 알았다면 그 순간을 차 한 잔으로 넘길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순간에 끼어들 수 있는 잠깐의 여유마저 없었기에 그가 한 선택,
이 세상을 살아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은데 말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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