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 995

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겸손과 경의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428 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겸손과 경의 지금 마시고 있는 차에 만족해하는지요? 내가 가지고 있는 차에서 어느 것으로 우려도 좋은가요? 더 좋은 차를 마시고 싶다면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이런 愚問우문을 드린다면 어떤 답을 들을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차가 있으니까 마신다든지, 차가 다 그렇고 그렇지 않으냐고 말하는 분도 있겠지요. 돈만 있으면 더 좋은 차를 마실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답도 있겠습니다. 차에 대해 내릴 수 있는 평가를 절대 평가와 상대 평가로 내릴 수 있겠습니다. 상대 평가로 차를 바라보면 내 차보다 못하다거나 더 좋다는 평을 내릴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조건에 맞는 차를 선택한다면 오직 그 하나의 기준에 ..

보이차는 無常무상과 無我무아의 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426 보이차는 無常무상과 無我무아의 차 무궁무진, 천변만화로 그 실체에 접근하기 어려운 보이차 보이차는 알고 마시면 더 나은 맛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끝도 없고 다함도 없다는 無窮無盡무궁무진이라는 말로 다른 차 다른 보이차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보이차의 종류는 실로 그 갈래를 나누는 것 자체도 복잡해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이차는 이론적인 체계가 잡힌 지도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비싼 차도 보이차이고 가장 싼 차도 보이차라고 할 수 있는 배경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올해 생산된 숙차는 편당 만원대로도 살 수 있지만 홍인이라는 차는 경매로 가격이 결정됩니다. 이름은 다 같이 보이차이지만 차마다 그 차이는 그야말로..

바람직한 찻자리의 분위기-和敬淸寂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415 바람직한 찻자리의 분위기-和敬淸寂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나누는 다담은 편안해야 합니다. 다우들끼리 서로 차생활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 좋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일어나는 즐거운 일상을 주제로 삼는 게 어떨까 합니다. 그런데 차가 이야기의 초점이 되면 각자 다른 관점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게 되기 쉽습니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이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차가 더 좋다는 쪽으로 이야기의 방향이 흘러갑니다. 내 차를 우위에 놓기 위해 다른 차에 대해 험담을 하게 되더군요. 보이차는 그 향미에 대한 평가가 다른 차에 비해 호불호가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쓴맛에 민감하지 않은 분은 대부분의 차를 단맛이 많다고 하는데 그 반대로 얘기하는 분도 있습니다. 노반장은 甛茶단차가 아니라..

다우라는 인생길의 벗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406 茶友라는 인생길의 벗 차를 마시며 교분을 나누는 사람들은 서로 茶友다우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 하면 차벗이라 부를 수 있겠지요. 학연, 혈연, 지연이나 나이, 성별, 직업과 상관없이 차를 공유하는 인연을 맺습니다. 저는 매달 찻자리를 가지는 다연회라는 이름의 차모임에 17년째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은 2006년에 첫 모임을 가졌는데 그때 저는 보이차를 시작했습니다. 나이로는 막내가 아니었지만 보이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였더랬지요. 다연회 다회는 코로나 방역 강제지침으로 모임을 가지지 못하기 전에는 정기 다회를 빠뜨린 적이 없었습니다. 다회는 이어지고 있지만 창립 당시의 다우들은 이제 다 어디로 가고 저만 남아서 다연회를 지키고 있습니다. 보이차에 ..

차가 좋아? 커피가 좋아?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405 차가 좋아? 커피가 좋아? 차를 마시는 사람과 커피를 즐기는 사람을 생각해봅니다. 차의 성품은 은근함과 넉넉함이고 커피는 자극적이고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차를 우리면 혼자 마시기도 하지만 함께 있는 사람과 나누어 마시게 됩니다. 커피는 어떤가요? 커피를 내려서 잔에 나누어 여러 사람과 마시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한 잔을 다 마시고 나면 보통 자리가 파하게 되지요. 차를 마시는 자리는 작은 잔으로 여러 번 우려 마시면서 다담을 나눕니다. 이 차를 마시다가 다시 다른 차로 바꾸어서 마시니 이야기가 끝이 없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자리의 대화는 적극적이고 차는 들으려고 하는 사람이 어울립니다. 차는 목으로 찻물이 넘어가고 나서야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커피는 입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