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 995

보이차 구입의 함정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602 보이차 구입의 함정 지금 마시고 있는 보이차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탓하는 사람이 있다. 가지고 있는 보이차가 수십 편이나 되는데 어떤 차를 우려도 입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차라야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그 향미를 즐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몇 편 안 되는 보이차를 가지고 있지만 어떤 차를 우려도 다 맛있다고 한다. 숙차는 슴슴한 향미가 좋고 생차는 차향을 음미하면서 마실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래서 찻물을 끓이면서 차 생활을 하게 된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며 만족해한다. 사실 보이차를 한 묶음으로 놓고 호불호를 얘기하는 건 무의미하지 않나 싶다. 어떤 차도 그렇지만 지불한 금액만큼 만족도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차를 구입할..

보이차를 늘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비결?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530 보이차를 늘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비결 비슷한 종류의 보이차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차를 마실 때마다 맛있다고 즐거워한다. 그런데 다른 한 사람은 이래서 맛이 없고 저래서 향이 모자란다고 불만이었다. 왜 두 사람이 자신들이 소장한 차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것일까? 마실 때마다 만족하는 사람은 소장한 차 중에 가장 좋은 것을 선택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좋은 차는 아껴두고 향미가 떨어지는 것을 마셨다. 이 두 사람이 마시는 차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 중국의 고사 '조삼모사'를 떠올리게 된다.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 한 날에 원숭이 무리를 모아놓고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를 준다고 했다. 원숭이들이 싫다고 하니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

보이차가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523 보이차가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보이차 중에 홍인은 1950 년대, 동경호는 1930 년대에 만든 차이다. 홍인은 70년, 동경호는 100 년 가까이 된 차라서 골동 보이차라고 부른다. 홍인은 시가로 억대, 동경호 등 호급차는 거래 가격을 추정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호급차나 인급차를 만들었던 시기에는 밀식 재배하는 다원차가 많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때의 보이차는 중국에서도 변방에 있는 운남성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중국 사람들 관심 밖이어서 값싼 차였다. 그랬으니 차마고도를 통해 호남성 등의 흑차와 같이 티벳으로 보내지는 게 고작이었다. 2000년 이전에는 밀식 재배 차인 대지차의 가격이 고수차보다 더 비쌌다고 한다. 고수차는 키 큰 나무에서 채엽하는 특성상 찻잎의 상..

보이차 자랑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516 보이차 자랑 보이차가 다른 차류와 다른 점은 후발효차라는 것이다. 다른 차류는 대부분 만들어진 그 해가 지나면 새 차를 마시므로 버려야 한다. 그런데 보이차는 오래된 차일수록 가치를 더 평가한다. 그러다 보니 보이차는 오래 마신 사람일수록 수장하고 있는 양이 많다. 보이차를 마신 지 몇 년이 되면 수십 편은 보통이고 수백 편, 혹은 방 하나 가득 채우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수장하고 있는 양만큼 자랑거리로 삼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보이차는 많은 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는 것일까? 내가 마시면 좋은 데 다른 사람이 마시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는 차가 보이차이다. 또 지금 마시면 괜찮은 차인데 시간이 지나 내 입맛이 달라져서 입에 맞지 않을..

다연회 2022년 5월 다회 후기-차 마시기 좋은 날/에피소드인커피 차실

다연회 2022년 5월 다회 후기 차 마시기 좋은 날 벌써 오월, 봄이 주저 앉고 여름이 에피소드인커피 정원을 넘보고 있습니다. 정원의 꽃이 순서대로 피어나는데 지금은 철쭉이 장미에게 봄을 여름으로 넘기는 듯 합니다. 입하가 지났으니 절기로는 이미 여름입니다. 아쉬운 봄을 붙들고 5월 다회를 맞이합니다. 이번 5월 찻자리는 다우들의 일정이 많아서 여섯 분만 함께 했습니다. 일정이 겹친 상희님, 백공님, 혜원님, 묵향님은 별 일이 아니지만 서영님은 몸을 다쳐서 걱정이지만 6월에는 완쾌해서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저녁은 에피소드인커피에서 김밥과 허니브래드, 다식은 응관님이 쿠키, 산수유님이 술빵을 가져와서 차 마실 배가 따로 없었으면 얘기만 나눌 뻔 했습니다. 배가 부르면 차맛이 덜한데 맛있는 다식과 저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