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403

금잔 은잔

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1005 금잔 은잔 금잔에 차를 담아 드셔 보셨는지요? 은잔에는 차를 담아 마셔 보았는지요? 저는 지금 금잔 은잔 번갈아 가며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요즘 도자기 잔에 금을 올려서 금잔으로 차를 만들어 쓰시는 분들이 많나봅니다 저의 다우님께서도 금잔을 만들어 쓰셔서 고맙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두 분께 하나씩을 얻게 되어 하나는 사무실에 두고 또 하나는 집에서 쓰고 있습니다 이 잔은 은잔입니다 금잔은 가끔 볼 수 있지만 은을 이렇게 찻잔에 올리는 건 처음 보았습니다 사무실의 금잔을 나누어주신 다우님께서 딸래미 졸업 선물이라며 건네 주셨습니다 까만 색의 잔의 겉과 은빛 찬란한 안이 대비되어 얼마나 예쁜지요? 다우님이 차를 마시는 딸래미의 졸업선물로 주셨습니다 디자인을 하는 딸래미가 안목..

그대와 마시는 차는 늘 맛있다오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71 그대와 마시는 차는 늘 맛있다오 KTX로 한 세 시간정도 걸리는 부산에서 서울 가는 길, 어떻게 하면 가장 빨리 갈 수 있을까요? 비행기로 간다? 순간이동으로 간다? 정답은 누구나 알지요. 좋은 사람과 함께 이야기 나누다보면 금방이지요. 이게 바로 순간이동입니다.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차는? 금방 답이 나오지요? 좋은 사람과 마주 앉아서 마시는 차지요. 좋은 차가 좋은 사람을 부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과 마시는 차는 어떤 차라도 좋으니 차보다 사람이지요. 좋은 차를 골라 마시는 것만큼 좋은 사람과 함께 자리를 가질 수 있으면 좋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과 차 마시는 자리를 자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사람을 찾아서 시간을 내 ..

머리를 숙이면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0912 머리를 숙이면 조선초의 문신으로 좌의정까지 오른 맹사성은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였습니다.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가 도가 높다고 하는 무명 선사를 찾아갔습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에이 참 스님도...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찾아온 자신을 무시하는듯한 이 말을 들으니 부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태연하게 다시 얘기했습니다. "세 살 먹은 아이가 아는 것을 여든 살 먹은..

만추에 가끔 즐길 수 있는 것, 기다림 그리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960 만추에 가끔 즐길 수 있는 것, 기다림 그리고...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바람이 차진 날, 나윤선이 부르는 초우를 들으며 이 글을 씁니다. 원래 애절한 곡이지만 째즈 풍으로 들으니 더 절절해지는군요. 볼륨을 높이니 나윤선의 목소리와 피아노 반주에 실린 내 마음이 구름 가득한 하늘로 퍼져 흐릅니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눈을 감은 듯이 주변에 무심하게 살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는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내 안으로 시선을 돌려 마음을 다독이며 사는 소소한 행복을 알아갑니다. 더 가지려는 마음을 다독여 재우고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지요. 높이 보지 않으려 애쓰고, 넓게 펼치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머리를 숙이면 다툴 일이 없다는 가르침을 받아들여 그렇게 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