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1005
금잔 은잔
금잔에 차를 담아 드셔 보셨는지요?
은잔에는 차를 담아 마셔 보았는지요?
저는 지금 금잔 은잔 번갈아 가며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요즘 도자기 잔에 금을 올려서 금잔으로 차를 만들어 쓰시는 분들이 많나봅니다
저의 다우님께서도 금잔을 만들어 쓰셔서 고맙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두 분께 하나씩을 얻게 되어 하나는 사무실에 두고 또 하나는 집에서 쓰고 있습니다
이 잔은 은잔입니다
금잔은 가끔 볼 수 있지만 은을 이렇게 찻잔에 올리는 건 처음 보았습니다
사무실의 금잔을 나누어주신 다우님께서 딸래미 졸업 선물이라며 건네 주셨습니다
까만 색의 잔의 겉과 은빛 찬란한 안이 대비되어 얼마나 예쁜지요?
다우님이 차를 마시는 딸래미의 졸업선물로 주셨습니다
디자인을 하는 딸래미가 안목이 제깐에는 높다고 하는데 너무 좋아합니다
금잔 은잔이 있으니 차맛이 어떻게 다르게 나올지 딸래미와 앉아서 한번 테이스팅을 해 보았습니다
차는 아껴서 아껴서 마시는 약 25년 진기의 반장보이를 선택합니다
금잔을 나눠주신 선생님이 이 귀한 차도 주셨지요
도반이 중국에서 가져온 청자잔에다 한 3g정도 담았습니다
차에 하얗게 보이는 건 내비를 떼어낸 자국입니다
이 차는 귀한 분과 마실 때 아껴서 마십니다
이 호는 노차를 마실 때 전용으로 씁니다
작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호라 그렇게 씁니다
비싸고 싸고의 차이가 아니라 좋아하면 그게 제게는 좋은 거지요 ㅎㅎㅎ
금잔 은잔 하얀잔에 나누어진 탕색이 정말 환상적이지요?
금색이 보태진 황금색 탕색과 은잔의 하얀 바탕에 드러나는 처의 맑은 금색...
그리고 흰 잔에 담긴 차의 제 색깔이 묘하게 비교됩니다
25년 진기가 깨끗하게 우러난 맑고 깊은 탕색을 보십시오
잡내나 잡미는 전혀 없습니다
세월 속에 익은 그 깊은 맛의 색은 이렇습니다
네 번째 우린 탕색입니다
잎에 물이 충분히 스며들어 더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냅니다
어떤 색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
제대로 차맛을 모르는 딸래미도 차맛의 차이를 알아내는군요
금잔은 맑은 맛을 더 깊게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차맛의 깊이를 더해 준다고 해야겠지요
은잔은 맛을 더 두텁게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금잔이 깊이라면 은잔은 두께입니다
이미 차엽에서 물로 빠져나오는 건 충분할 정도로 차가 익었기에 그 맛을 변화시키는 게 신통합니다
차보다 더 귀한 다우님들과의 인연은 사는 재미를 한껏 더해 줍니다
차없이 사는 분들은 이 재미를 모르겠지요
그래서 저는 주변에 차를 전하고 차보다 사람을 더 귀하게 여기라고 늘 얘기합니다
온라인을 통해 보이차를 만났지요
차는 아직 제대로 모르지만 다우님들이 제게 나눠주는 정만큼 차를 알게 됩니다
좋은 차를 만나는 것도, 차를 통해 행복을 얻는 것도 어쩌면 댓글 한줄의 공덕으로 비롯됩니다
황금빛의 차, 은빛 찬란한 차...
그 황홀하다고 해야할 차 한 잔의 맛을 음미하면서 저 그릇들과 차와 인연 지어진 다우님을 떠올립니다
이 금잔 은잔에 담긴 아름다운 차 한 잔의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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