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122

대평보이 '지계' 시음기

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210201 대평보이 '지계持戒'를 마시며 대평보이의 차 이름은 차를 마실 때마다 잠깐 생각에 잠기게 한다. 지계란 무엇일까? 거창하게 불가의 육바라밀을 들쳐내지 않아도 일상에서 지켜야 할 생활의 지침이 있는지 생각해본다. 해가 바뀌면서 첫달은 말을 좀 삼가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묵언'을 실천해보았다. 그렇다고 입을 다물고 말을 그친 건 아니지만 SNS의 글쓰기를 하지 않고 한달을 보냈다. SNS에 글은 페이스북과 카페활동인데 한달간 글을 올리지 않아도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없었으니 온라인 인연의 허망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누구인가? 바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삶은 자신을 돌보기도 어려우니 주변을 살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달간의 글쓰기 묵언을 통해 나와 주변의 관..

2021 금우반장 고수차 시음기-포랑산 노반장 등 7산지 병배차

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210127 2021 금우반장(포랑산 노반장 등 7개 산지)고수차 시음기 辛丑年 새해를 맞이하여 2021년 1월에 긴압한 새차가 도착했다. 포장지에 그려진 기세등등한 황금소는 코로나로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기운을 복돋워주려 의도했는지도 모르겠다. 2021 金牛班章, 올해는 하얀소의 소띠해라고 하는데 은보다는 금이 더 좋아서 金牛를 넣었는지 모르겠다. 코로나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이 차를 마시면서 기운을 차리기를 바라면서 포장지 디자인을 했으리라 생각해본다. 200g 무게로 출시한 금우반장은 포장부터 정성을 다한 제다 기획품이라는 느낌이다. 통단위가 아닌 편단위로 선물용 종이가방에 담겨져 있다. 전통적으로 보이차는 죽포에 싼 7편 통포장인데 200g 한 편씩..

대평보이 곡화차 2018 징주숭푸金猪送福 시음기-깊어가는 가을만큼 진한 곡화차의 향미

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2011 깊어가는 가을만큼 진한 곡화차의 향미 -대평보이 곡화차 2018 징주숭푸金猪送福 시음기 가을이 깊어갑니다. 晩秋에 어울리는 차를 골라골라 아직 맛보지 않은 차 두 종류~~~ 기해년 기념 금돼지가 복을 보내준다는 그 금저송복입니다. 징주숭푸, 한자를 중국말로 이렇게 읽으니 고유명사는 그대로 써야 하겠지요? 운남-원난, 곤명-쿤밍, 맹해-멍하이...그러면 보이차는 푸얼차로...ㅎㅎ 에구 그냥 익숙한대로 쓰입시더. 고수차와 대지차의 차이를 간단하게 구별하는 방법을 병면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대지차는 찻잎이 비교적 균일해서 병면의 상태가 단정하고 고수차는 크기가 제각각이라지요. 한그루씩 자연 상태로 자라는 고수차와 밀실하게 줄지어 관리되는 대지차의 채엽과정을 떠올려봅니..

대평보이 정진 시음기-차의 쓴맛을 음미하면서 차 이름을 생각해보며

무설지의 에세이 차 시음기 2010 차의 쓴맛을 음미하며 차 이름을 생각해보며 -대평보이 정진精進 시음기 집콕으로 보내셨겠지만 한가위 명절은 잘 지내셨는지요? 지루하던 장마로 올여름은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코로나는 아직 우리 곁을 떠나지 않네요. 제법 한기寒氣가 도는 조석으로 부는 바람이 이 사태를 버텨가는데 위안을 줍니다. 우리 아파트에 사는 고양이 한 마리가 바람을 즐기려고 나무에 올라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연휴를 마치고 출근해서 처음 마신 차가 精進입니다. 시월을 시작하는 첫주라서 올해의 4/4분기를 마음을 가다듬으며 차를 마셨습니다. 그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 '精進'이라고 하면 딱 맞겠습니다. 요즘 대평보이에서 출시되는 차이름의 의미가 무게감이 다릅니다. 차 이름을 정하면서 그냥 생각..

대평보이 2020 고수차, 정진精進

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2006 대평보이 2020고수차, 정진精進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차의 향미로 음미하다 1 불가佛家에서 출가자의 수행과 재가자의 신행을 따로 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가르침이 있다. 소위 육바라밀이라고 하는 공부의 지침이 있는데 그 여섯 가지는 보시, 인욕, 지계, 정진, 선정, 지혜이다. 피안의 세계, 고통이 사라진 평안의 경지로 갈 수 있는 여섯 가지의 수행과 신행의 길을 이르는 것이다. 2020년 대평보이의 새 차 이름을 올렸는데 육바라밀의 여섯 가지가 들어 있었다. 코로나19 시국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이 차를 마시고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길 바라는 마음일까? 피안의 세계는 저너머에 있는 것이라면 힘든 삶을 다독이는 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일상에서 매일 마시는 차 한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