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대평보이 곡화차 2018 징주숭푸金猪送福 시음기-깊어가는 가을만큼 진한 곡화차의 향미

무설자 2020. 11. 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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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2011

깊어가는 가을만큼 진한 곡화차의 향미

-대평보이 곡화차 2018 징주숭푸金猪送福 시음기

 

 

가을이 깊어갑니다.
晩秋에 어울리는 차를 골라골라 아직 맛보지 않은 차 두 종류~~~
기해년 기념 금돼지가 복을 보내준다는 그 금저송복입니다.

 

징주숭푸, 한자를 중국말로 이렇게 읽으니 고유명사는 그대로 써야 하겠지요?
운남-원난, 곤명-쿤밍, 맹해-멍하이...그러면 보이차는 푸얼차로...ㅎㅎ
에구 그냥 익숙한대로 쓰입시더.

 

고수차와 대지차의 차이를 간단하게 구별하는 방법을 병면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대지차는 찻잎이 비교적 균일해서 병면의 상태가 단정하고 고수차는 크기가 제각각이라지요.

한그루씩 자연 상태로 자라는 고수차와 밀실하게 줄지어 관리되는 대지차의 채엽과정을 떠올려봅니다.

 

개완에 5g 정도 넣어서 우리니 제게는 차맛이 딱 좋게 우려나오더군요.

대충 양을 어림잡아 마시기도 하지만 고수차를 우릴 땐 저울을 써서 양을 맞춰서 우리는 게 좋습니다.

밤 시간이지만 카페인에 저항력이 생겨서 늦은 9시인데도 생차를 마십니다.

 

곡화차와 봄차는 잎자루가 차이를 보입니다.

봄차보다 가을차가 잎자루 길이가 더 길지요.

그래서 가을차가 시원한 맛이 좋은 걸까요?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에는 서재에서 차를 우려 거실로 나와서 마십니다.

아내는 커피는 자주 마시는데 아직 보이차에는 입맛을 다시질 않네요.

딸 사위는 차를 우리면 달려오는데 ... ㅎㅎ

 

숙우에 차를 가득 담아 거실로 나와서 향미를 음미해 봅니다.

징주숭푸에 대한 시음기가 올라온 게 있는지 살펴보니 딱 하나가 있네요.

시음기가 하나 있는 걸 보면 다우들께서 이 차의 진가를 잘 모르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마신 징주숭푸의 시음평을 얘기해 볼까요?

차맛을 좌우하는 건 오미 중에 쓴맛과 단맛의 균형입니다.

맹해차구는 쓴맛이, 임창차구는 단맛에서 차의 특징이 갈리는 듯 합니다.

 

쓴맛에 익숙한 사람은 맹해차구의 차를,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임창차를 선호합니다.

저처럼 쓴맛에 민감하면 맹해차구의 포랑산 계열의 차는 마시는데 부담을 가집니다.

그래서 저는 맹해차구의 차보다 임창차를 자주 마시게 됩니다.

 

차가 입안에 들어오면 처음 반응하는 맛은 첨미甛味이며 혀를 굴리면 쓴맛에 반응하게 됩니다.

찻물이 입 안에 들어오면 혀는 단맛을 먼저 감지하는지 이를 甛味라고 하며 그 다음에 쓴맛이 다가옵니다.

쓴맛이 감지되면 침샘에서 단침이 나오는데 이것을 회감回甘이라고 표현하지요.

 

첨미가 풍부하고 쓴맛이 약하면 느껴지는 향미가 단조로워서 쓴맛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싱거운 차가 됩니다.

반면에 첨미가 덜하고 쓴맛이 강하면 쓴맛에 민감한 저같은 사람은 마시는데 부담이 되지요.

그래서 쓴맛과 단맛의 균형이 잘 잡힌 차, 노반장과 빙도를 좋아하게 되나봅니다.

 

징주숭푸는 이런 점에서 아주 특별한 맛을 느끼게 됩니다.

곡화차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단맛으로 첨미가 입안에 오래 머무르면서 쓴맛과 섞이며 독특한 향미를 즐기게 됩니다.

징주숭푸와 노반장, 빙도를 블라인드테이스팅을 해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징주숭푸를 소장하고 있는 다우님들은 깊어가는 가을에 꼭 곡화차의 향미를 음미해 보시길 권해 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