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234

50평이 아닌 500평 대형 카페, 그리고 에피소드인커피

여동생이 카페를 준비 중인데 조언을 부탁한다며 친구가 찾아왔다. 카페 위치를 물어보니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카페로 꾸몄다고 했다.     리모델링? 카페? 그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인데? 내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 카페를 포함해서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한 결과물이란 건 친구도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이 건물의 지하층에서 이층까지 카페를 넣어서 이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는 것까지 알고 있는데...      500평 초대형 카페라니?      친구와 함께 9월에 개업 예정으로 준비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카페에 가 보았다. 리모델링 전에 용도는 찜질방이었다고 했다. 한 층에 150평으로 세 개 층인데 메인 홀인 2층에 들어서니 멀리 낙동강 하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카페에 ..

단독주택 인문학 5 - 吉宅길택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집

나의 첫 주택 작업이었던 부산 해운대 ‘관해헌’의 건축주가 새 집을 지어야 한다며 찾아왔다. 이십 년을 관해헌에서 살다가 집을 팔았다며 양산에 집터를 잡았다고 했다. 관해헌은 거실을 사랑채처럼 본채에서 떨어뜨려 배치해서 마치 정자에서 멀리 해운대 바다가 보이도록 설계가 된 집이다.     건축주는 이십 년이나 살았던 단독주택을 팔면서 새로 짓고 남을 값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돈도 자신이 양보해서 결정했다고 하면서 집을 팔았던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다르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은 지 20년이 지난 단독주택인데?     왜 오래된 집을 팔면서 아쉬움이 남았을까?        집을 지을 당시 건축주는 건설회사 임원이었는데 업무상 밤늦게 귀가하는 ..

에코델타시티 이안정으로 상가주택의 끝판을 보다

상가주택을 짓는 목적을 생각해보자. 우선 단독주택에 살면서 아파트에서 누릴 수 없는 개성 있는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러면서 일층은 근린생활시설, 이층에는 다가구주택을 넣어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거와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건축주가 바라는 집 짓기의 목표는 뚜렷하다. 단독주택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야 한다, 근린생활시설은 장사가 잘 되어야 월세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다가구주택은 세입자가 들락날락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상가주택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우리집' 장사가 잘 되는 근린생활시설 세입자가 입주하면 오래 머무는 다가구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 장사가 잘 되는 근린생활시설과 세입자가 입..

단독주택 인문학 4 - 애인 같은 집, 배우자 같은 집

집이 애인 같다고 하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게 될까? 또 배우자 같다고 하면 어떤 집이 연상되는지 묻고 싶다. 아마도 애인 같은 집은 펜션이고 배우자에 해당되는 집은 단독주택에 비유해 보면 어떨까 싶다.       펜션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머무르는 집이라 외관도 유별나야 하지만 실내도 눈요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며칠 이내로 머무를 집이니 살림집처럼 갖출 건 없고 디자인만 별나게 하면 되지 않나 싶다. ‘니 내한테 반했나?’ 하듯이 시선을 끌 수 있으면 되니 펜션을 애인 같은 집으로 비유해 본다. 그러면 배우자 같은 집은 어떨까?      애인과 배우자        연애 상대로 사귀는 애인과 평생을 한 집에서 살아야 하는 배우자는 분명 그 선택 기준이 다를 것이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람..

단독주택 지산심한 준공에 부쳐-부족한 딸을 시집 보내는 어버이의 심정으로

지산심한이 다 지어졌다. 작은 집인데도 짧지 않았던 설계 기간을 가졌지만 아쉬움을 남기며 마무리해야 했었다. 건축주께서 공사에 직접 참여해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시공 중에 설계도를 임의 변경해 설계자의 마음을 힘들게 해서 아픔을 가진 프로젝트로 남겨야 했다. 대화를 나눈다는 건 타협의 여지가 있지만 일방적인 변경은 한탄할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부분적인 변경이라 하지만 집이 가지는 근본을 흔드는 내용인지 모르니 안타깝다. 설계자는 건축주를 위해, 건축주가 살 집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가지는 사람이다. 그런데 설계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고쳐지어 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라져 버린 처마 밑 투톤 마감  설계 마무리 단계에서 거실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