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234

우리 건축사회 새 회장, 회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라

대한건축사협회 새 회장이 선출되었다. 역대 처음 3선에 도전했던 석정훈 후보를 박빙으로 누르고 김재록 후보가 34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석정훈 32대, 33대 회장은 3선 연임의 당위성을 지난 임기 중에 진행해 온 민간건축물 설계대가 법제화를 관철시키겠다는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건축사의 밥그릇, 민간건축물 설계대가 법제화가 우리 건축사에게 얼마나 절실했는지 무모해 보이던 3선 회장 도전이 득표율에서 불과 3%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판가름 났음을 보면 알 수 있다. 밥은 먹고 살아야 하는데 건축사로 살아가는 현실은 개점휴업 상태로 사무소 유지마저 힘 드니 미래는 내다볼 수 없이 암울한 지경이다. 민간건축물 설계비가 30년 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도 일이 없는 걸 한탄하고 있으니 건축사라는 직업..

싱글맘이 짓는 단독주택 11-창호에 대하여

집을 지으면서 가장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할 자재는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단 하나로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그야말로 사람마다 주관적인 선택을 할 수 있으니 우문이라 할 수 있다. 설계를 하면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내 답을 얘기하자면 창호이다. 창호는 창과 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선택 장애를 일어킬 정도로 다양한 제품이 있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가격대도 다양해서 지불해야 할 적정한 값을 정하는 것도 어렵다. 창호는 쾌적한 실내를 지키는 첨병 나는 왜 집 짓기에서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할 자재로 창호를 선택했을까?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한데 집을 구성하는 하드웨어에서 움직이는 건 창호뿐이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통해 집으로 드나드는 현관문, 마당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거..

싱글맘이 짓는 단독주택 12-설계자가 된 사연

처음에는 동녘길 단독주택 설계 작업에서 계획 설계 과정까지만 참여하기로 했었다. 건축주가 세운 집짓기 예산에서 책정된 설계비 범위를 고려해서 내 역할을 그만큼 잡기로 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제안한 경량철골을 골조로 짓는 집이라면 시공자가 주도하는 집짓기라서 설계와 행정을 분리해 설계비를 줄일 수 있도록 계약 방식을 제안했었다. 내가 맡은 계획 설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건축주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경량철골로 짓는 단독주택 전문업체에 개략 공사비를 문의해 보았는데 예산을 초과한다는 것이었다. 집은 꼭 지어야 하는데 준비할 수 있는 예산을 넘어선다니 건축주에게 이보다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경량철골 주택을 전문으로 짓는 지인이 있어 최근 공사비를 문의를 해보았다. 그런데 지인도 건축주가 알아본 공사비..

건축 설계비 싸게 잘해 드린다는 말

세상에 싸고 좋은 게 있을까? 싸고 좋은 걸 두고 가성비가 좋다고 한다. 과연 싸고 좋은 게 어디 있을까? 요즘 온라인 쇼핑에 중국 업체가 들어와서 지각변동을 일어 키고 있다. 처음에는 한 곳이더니 이어서 한 곳이 더 늘어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광고가 인터넷 망에 도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질 좋은 제품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싼 가격에 흥미를 가지고 배송받아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릴 생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몇 천 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만 원이면 두세 개를 살 수 있다. 꼭 사야 할 물건은 가격도 중요하겠지만 만족할 수 있는 성능을 우선으로 두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십만 원 이상인 물건이라면 구매를 결정하면서 신..

단독주택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새 학기가 되면 5학년이 되는 건축학과 학생이 두 달 동안 현장 실습을 마치고 실습 후기를 남겼다. 건축학과는 다른 전공과 다르게 한 학년을 더 배워 5학년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된다. 건축학과는 건축설계를 주 전공으로 공부를 하는데 건축물을 설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면 5년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4학년을 마친 겨울방학은 학생 입장에서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5학년이 되면 봄 학기에 졸업설계를 마치고 나면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니 취업을 앞두고 현장 실습을 해보는 건 진로를 선택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이 우리 사무소에 실습 의뢰를 하려고 한 의도가 의외였다. 4학년까지 배운 건축에 대한 마무리 공부로 단독주택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