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234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 여섯 번째, ‘우리집’에 전통 구들을 들인 한실韓室 한 칸 두면 어떨까?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여섯 번째, ‘우리집’에 전통 구들을 들인 한실韓室 한 칸 두면 어떨까? 법정 스님께서 쓰신 ‘텅 빈 충만’이라는 글이 있다. 스님은 글에서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라고 하시면서 빈방의 느낌을 독자의 마음에 채워준다. 가끔 사진으로 접할 수 있지만 법정 스님의 방에는 글을 쓰시던 앉은뱅이 탁자만 보일 뿐 텅 비어있다. 입식생활을 하는 아파트에는 공간마다 가구가 채워져 있다. 침실은 침대가 차지하고 거실은 소파가, 밥은 식탁에서 먹는다. 가구에 의해 집을 쓰는 사람이 제한되어 침실이 세 개인 아파트는 부부와 아이는 둘만이 살 수 있다. 입식 생활을 하지 않고 좌식 생활을 했던 시절..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 다섯 번째, 넓은 잔디밭을 가진 집에 사는 게 꿈이라는데?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다섯 번째, 넓은 잔디밭을 가진 집에 사는 게 꿈이라는데?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이유 중의 하나로 넓은 잔디마당을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green green grass of home’이라는 노래가 녹색잔디가 깔린 고향집을 그리워한다는 내용이니 대부분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그런 환상을 실현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단독주택을 보면 건물은 한쪽으로 붙여서 앉히고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건축물을 대지의 한쪽으로 붙이고 마당을 넓게 남겨서 잔디를 심어 ‘green green grass of home’의 꿈을 실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넓은 마당을 두고 잔디밭을 만들면 마당도 정원도 아닌 한국식 외..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네번째, 집의 수명을 좌우하는 외장재의 선택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 네 번째, 집의 수명을 좌우하는 외장재의 선택 학교 에서 건축재료를 배우면서 외장재의 선택조건의 우선이 흡수율 이었던 걸 떠올린다. 아마도 빗물에 대한 흡수율이 낮아야 외장재로 적합하다고 배웠다. 그런데 요즘 지어지는 집을 보면 이런 기준과 상관없이 시멘트 벽돌이나 목재, 노출콘크리트 등을 예사로 쓰고 있다. 더구나 비에 대한 흡수율이 높은 재료를 쓰면서도 처마 없는 경사지붕으로 외관 위주의 디자인을 강조하는 집을 보면 안타깝다. 한술 더 떠 페인트나 노출콘크리트로 마감으로 벽과 경사지붕을 이어서 지어진 집을 보면 건축주의 입장을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 바다가 가까운 곳에 집을 지으면서 스틸을 함부로 써서 붉은 녹이 흘러내리고 있는 걸 보면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지 괜한..

집, 그 바탕으로서의 無, 屬性으로서의 空

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200103 집, 그 바탕으로서의 無, 屬性으로서의 空 김 정 관 無와 空, 한자를 그대로 읽어낸다면 ‘없다’의 無는 ‘있다’라는 有의 상대어이며 ‘비어있음’의 空은 ‘눈에 보이는 모습’이라는 色의 상대어가 된다. 하지만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무無는 유有를 드러내게 하는 근원이며 불교에서 공空은 색色의 속성屬性으로 본다. 즉 존재로서의 유有는 근원으로서의 무無를 바탕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며, 눈으로 볼 수 있는 색色은 한시적인 모습일 뿐 그 속성은 끊임없이 변해가므로 공空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형태로서 드러나는 것인 ‘유有와 색色’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는 보이는 것만으로는 읽어내기 어렵다. 드러난 모양으로는 보는 사람마다 읽어내는 시각의 차이로 말미암아 각기 다른 견해를 표하게 ..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 세 번째, 남향이냐 조망이냐

단독주택을 짓고 후회할 열 가지 – 세 번째, 남향이냐 조망이냐 부산에서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는 거래가에서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한다. 단독주택 용지도 바다가 보이면 그렇지 않은 땅보다 더 높은 시세에 거래된다고 하니 조망권은 곧 돈이라고 할 수 있다. 해운대에 백층이 넘는 아파트가 지어져서 준공절차가 진행 중이다. 백층 높이에서 내려다보이는 해운대 앞바다는 가히 환상적이라고 할 것이다.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그 환상적인 풍경에 매일 취하는 일상을 보내며 살고 있을까? 바다는 천변만화라고 표현할 만큼 오묘한 풍경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바닷가에 있는 집에 살아본 사람들은 고개를 흔들며 아니라고 할 분이 많을 것이다. 집 안으로 들어오는 염분이 섞인 해풍과 해무가 일상생활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