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234

단독주택 知山心閑-평면 얼개를 짜면서 생각해보는 세 가지의 생각

단독주택 知山心閑-평면 얼개를 짜면서 생각해보는 세 가지의 생각 건축물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도면은 아마 평면도일 것이다. 집을 설계하면서 가장 먼저 스케치하기 시작하는 작업도 평면도이다. 집을 지으려고 하는 목적에 맞는 방의 종류와 개수를 넣어 평면도를 그려보아야 규모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규모의 집이라고 해도 일층, 이층, 삼층으로 층수를 다르게 지으면 평면 구성이 달라져서 주거생활도 달라진다. 단독주택을 일층으로 지으면 모든 실室이 땅과 접하게 되어 가장 자연친화적인 집이 될 것이다. 이층집이라면 일층에는 거실 중심의 실이 들어가고 이층에는 침실이 위치하게 되기 쉽다. 삼층집은 협소주택이라 부르는 도심에 짓는 단독주택이 될 것이다. 지가地價가 높은 땅이라 마당은 거의 ..

단독주택 知山心閑, 터에 집을 앉히다

지산리 단독주택, 심한재 설계작업기 2 단독주택 知山心閑-터에 집을 앉히다 터무니를 면밀하게 읽어내어 대지 주변을 살피는 작업이 마무리되고 나면 이제 터에 집을 앉히게 된다. 우리나라의 옛집을 살펴보면 중국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떤 나라와도 다른 외부공간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 한옥만 가지고 있는 마당이라는 독특한 쓰임새를 가진 외부공간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마당은 지붕만 없을 뿐 안채의 대청에는 안마당, 사랑채에는 사랑마당, 정지에는 정지마당, 행랑채에는 행랑마당으로 내부 용도와 이어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의 옛집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이 하나의 영역으로 묶여 있어서 담장으로 둘러싸인 전체가 ‘집’이 되는 체계를 갖고 있다. 즉 건물의 내부 위주로 지어서 쓰는 요즘 단독..

단독주택 知山心閑, 터무니로 읽어낸 심한재心閑齋의 집터

지산리 단독주택, 심한재 설계작업기 1 터무니로 읽어낸 심한재心閑齋의 집터 ‘터무니없다’라고 하면 정당한 이유 없이 얼토당토 않는 것을 일러서 그렇게 쓴다. 터무니는 터에 새겨진 무늬를 말한다. 터무니를 본다는 것은 터가 가지고 있는 인문학적 상황과 주변의 지정학적 요소와 대지의 형태, 고저차 등을 살피는 일이다. 집터가 가지는 요모조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외관 위주로 디자인되어 보기에 좋은 집을 지었다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집’에서 살게 되는 셈이다. 집을 지을 땅, 집터를 구하는 일은 배우자를 찾는 일만큼 어렵다고 한다. 이상형으로 그리는 사람이 아니면 배우자로 삼을 수 없다고 고집하면 평생 혼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집도 모든 것이 구족된 집터를 찾기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부족..

단독주택, 知山心閑 - 집을 생각하는 화두, '얼마나'와 '어떻게'

지산리 단독주택, 심한재 설계작업기 프롤로그 집을 생각하는 화두, ‘얼마나’와 ‘어떻게’ 통도사가 있는 영축산 자락의 양산 지산리에 집터를 잡은 단독주택 설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건축주는 집의 규모를 서른 평 이하의 단층으로 지으려고 했다. 여태껏 서른 채 가까운 단독주택을 설계했지만 최소 마흔 평은 넘어야 방이 세 개가 들어가면서 손님이 묵어갈 수 있는 집이 된다. 서른 평 정도의 규모로 ‘집다운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아파트의 규모와 비교해서 생각해 보면 전용면적 25.7 평이면 방이 세 개가 나오는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넉넉한 집이다. 물론 발코니를 법이 허용하는 대로 확장한 상태라서 거의 마흔 평에 가까운 면적이 된다. 단독주택의 서른 평은 아파트로 치면 분양면적 스무 평 초반 ..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열 번째 -그림 같은 집, 소설 같은 집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열 번째, 그림 같은 집 소설 같은 집 집이라는 말에는 건축물을 뜻하는 ‘House’와 식구들이 단란하게 지내는 자리라는 ‘Home’이라는 의미가 함께 들어있다. ‘집다운 집’이라는 말은 식구들이 단란하게 지낼 수 있는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집답다는 말에 내포된 의미는 한 마디로 식구들이 집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리라. 동료 건축사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건축주가 설계를 의뢰하면서 딱 한 가지 조건만 들어주면 설계비는 충분히 지불하겠다고 한다. 그 조건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는 것인데 그 설계를 의뢰받을 수 있을까?” 동료 건축사는 고개를 내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행복하게 사는 건 그 식구들이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