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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인문학 12 - 지금이 설계할 때인데 건축사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다른 경기도 상황이 녹녹지 않겠지만 건축 경기는 얼어붙어서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건축 경기가 이런 상태인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금융 환경이 좋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단독주택만 해도 은행 융자를 받지 않고 짓는 사람이 드물다. 그런데 금리 등 대출조건이 돈을 빌릴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경기가 풀려 집을 지을 수 있는 자금 계획을 짤 수 있게 되면 설계를 서두르게 된다. 어떤 건축주는 설계 계약을 하면서 건축허가를 언제까지 받을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 아이를 가지지도 않았는데 출산 계획을 잡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설계 기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부족하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여생과 함께 할 우리집은 도깨비방망이 두드리듯 뚝딱 설계도가 나오는 걸로 알면 ..

차중보살(茶中菩薩)이라고 할만한 보이차 숙차

보이차는 생차와 숙차가 있다. 숙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보이차는 생차 밖에 없었다. 숙차라는 차가 나오게 되니 기존 보이차는 할 수 없이 생차라고 이름을 가지게 된 셈이다. 사실 오래된 생차를 익은 차라고 해서 숙차라고 불렀는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의 이름을 차지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오래된 생차는 노차라는 새 이름을 쓰게 되었다.      생차 입장에서는 보이차라는 이름을 나누어 써야 했고 숙차라는 이름까지 빼앗겨 버렸으니 억울한 처지가 되었다고 해도 될 형편이었다. 여기에다 2003년 3월에 윈난 성 질량 기술 감독국에서 ‘윈난 성 일정 구역 내의 운남대엽종 쇄청모차를 원료로 하여 후발효를 거친 산차와 긴압차’로 숙차만 보이차로 정의해 버렸다. 이름을 나누어 쓰는 걸 넘어 아예 빼앗긴 것이니 억울한 ..

다연회 2024년 만추다회 후기-차 이야기보다 사는 이야기

지난 시월 다회는 넷이라서 진한 차향에 젖을 수 있었죠. 11월 다회는 에피소드인커피 차실 정원을 채우는 인원으로 여덟 명이 앉았습니다. 결석 벌칙으로 다식을 챙겨 온 다우들 덕분에 풍성한 찻자리가 되었습니다.     11월에 준비한 차는 빙도노채와 노반장, 프리미엄 숙차인 육성차와 노차로 90년대 8582입니다. 이 정도 차면 고급 다회에 밀리지 않는 라인업이지요. 그런데 이 차들은 집중해서 마셔야 하는데 넘치는 다식과 다담이 끊이지 않을 분위기라 어쩌지 염려하며 찻자리를 시작합니다.      먼저 다회에 참석하는 의미에 대해 팽주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다연회 다회는 차를 가리지 않고 두루 마시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류는 보이차인데 아무리 다양한 종류로 마셔도 해변에 모래 한 줌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

보이차, 숙차는 저렴한데 생차는 왜 그렇게 비쌀까?

주변에 보이차라고 마시는 차는 아마도 대부분 숙차일 것이다. 나도 보이차에 입문하면서 거의 십 년을 숙차만 마셨다.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 초보는 숙차가 찻값도 저렴하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으니 그러는 게 당연한 일이다. 보이차 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고 하지만 보이차 전문회사인 대익 숙차도 357g에 3만 원 정도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반면에 생차는 20년 전에 비해 거의 열 배에서 빙도노채 고수차는 백배까지 올랐다. 왜 같은 보이차인데 숙차는 값이 여전히 저렴한데 생차는 백배까지 치솟게 되었을까? 실제로 프리미엄 급이라고 해도 숙차는 생차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보이차는 아는 만큼 주머니를 열 수 있으니 백배까지 차이가 나는 근거에 대해 알아보자.     아직 차가 ..

노반장 빙도노채 만큼 귀한 보이차, 첫물차

서울에서 손님이 찾아왔는데 차를 마시러 왔다고 한다. 내가 누구라고 차 한 잔 하러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왔다는것일까? 내 글을 읽고 평소에 가진 보이차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려고 찾아오는 분들이 가끔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 분은 그 때문에 온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통성명을 하고 나서 당신이 가지고 있는 차를 같이 마시려고 찾아왔다고 했다. 먼저 내가 가장 즐겨 마시는 차를 마셔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멀리서 오신 분이니 아껴 마시는 차를 우려 드렸는데 그분은 고개를 저었다. 이 분이 나를 찾아온 목적이 혹시 차투茶鬪, 시쳇말로 도장 깨기를 하려고 온 것일까?    이른 봄에 만드는 첫물차, 명전차와 우전차     찻잎을 따는 시기는 절기로 봐서 중국은 청명, 우리나라는 곡우 전에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