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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막장 아니면 마지막 장?

요즘 즐겨 보는 드라마가 있다. 이혼 전문 변호사가 주인공이며 이혼에 관련된 소송과 그 주변 에피소드로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다. 요즘 세태가 결혼하는 건 너무너무 어려운데 이혼은 너무 쉽게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니 이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결혼은 때가 되면 무조건 해야 되는 인륜지대사로 알았던 때가 있었다. 있었다고 전제를 하니 지금은 아니라는 얘기인데 사실 심각한 현실이 바로 결혼이 선택이 되었기 때문이다. 혼인 여부가 기혼과 미혼으로 나누던 시절이 이제는 비혼까지 넣어야 한다.      복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이혼      드라마 내용에 남편에게 매를 맞고 사는 아내가 이혼을 해야겠다고 소송 의뢰를 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평생을 남편의 손찌검으..

단독주택 인문학 7 - 각방을 쓰자는 데 안방은 누가 써야 할까요?

各房각방을 사전에 찾아보니 '저마다 따로 쓰는 방'이라고 딱 나와 있다. 이 단어가 사전에 올라와 있을까 싶어 찾아 확인은 했지만 생소하게 다가온다. 용례를 찾아보니 ‘그들은 부부 관계마저 포기한 채 각방을 쓴 지 오래다.’라고 나와 있으니 '각방'이 긍정적인 단어가 아닌 건 분명하다.          우리 집도 공식적으로는 방을 따로 쓰자고 하지는 않았지만 아내가 작은방을 쓴 지는 제법 되었다. 우리 집 침대는 킹사이즈라서 셋이 누워도 되는데 더위를 많이 타는 아내는 어느 여름부터 거실로 잠자리를 옮겼다. 그 이후부터 아내는 안방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침대를 수면용(?)으로만 쓴 지 오래라서 별문제는 없지만 어쨌든 나와 아내는 잠자리를 따로 쓰고 있다.   댁에도 각방 쓰고 있으신지요?         ..

숙차는 막걸리처럼 편하게 마시는 보이차

숙차, 보이차를 알게 되면서 먼저 마시게 되는 차지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차이면서 또 어려운 차일지도 모릅니다. 싼 차이기에 함부로 사게 되는데 마셔서는 안 되는 차를 원래 그런 차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요.숙차를 마시게 되면서 차가 제 생활의 기본축이 되었습니다. 제가 앉는 자리, 집에는 거실에, 사무실 제 방의 탁자에는 물론이고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에는 아예 차실을 따로 만들었을 정도로 차는 늘 제 곁에 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는 표일배를 빠뜨리지 않고 챙겨 일상다반사를 행하게 한 수훈갑이 바로 숙차입니다.그러다 보니 차 이야기만 나오면 숙차 숙차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숙차는 거의 십여 년 동안 제게 밥보다 더 가까웠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밥은 때가 되어야 먹지만 차는 마시고 싶으면 그게..

누가 숙차를 그렇고 그런 차라고 하나요?-2018 대평 延年益壽

무설자의 에세이 숙차이야기 2004누가 숙차를 그렇고 그런 차라고 하나요?-2018 대평 延年益壽  아직도 숙차는 보이차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숙차를 그 가격에?' 정도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대부분 숙차가 착한 가격이나까. 고백하건데 나도 다우들에게 숙차를 5만 원 이상 지불하고 사려면 꼭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잘 살피라고 한다. 그래서 연년익수의 가격을 접하고 고개는 갸우뚱, 내심으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수차 가격과 맞먹는 숙차값이라면 어떤 모료를 썼기에 이런 가격으로 출시된 것일까?  포장지에는 어떤 차산의 모료인지 알 수 없고 차의 이름만 떡하니 '延年益壽'라고 적혀 있을 뿐이었다. 延年益壽,사전을 찾아보니 '나이를 많이 먹고 오래오래 사는 것. 목숨을 ..

단독주택 용소정 3 - 음양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집

우리나라 사람이나 외국인이나 한옥에서 살아보지 않은 건 같은 처지이다. 그런데 만약 한옥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은 금세 적응해서 한 달쯤이야 조금 불편해도 원래 살았던 사람 같이 생활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외국인들은 이색 생활 체험 같이 한 달 살기는 상당히 힘들게 지내야 할 것이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아보지도 않은 한옥에 금세 적응할 수 있을까? 그건 조상님들께 물려받은 유전자 때문이지 않은가 싶다. 의식적으로는 모든 게 생소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 것이다. 특히 겨울에 온돌방에서는 침대와 다르게 꿀잠에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음양이 어우러지는 집 낮과 밤, 주인과 손님, 외부와 내부, 배후와 조망 등의 음과 양의 조화가 용소정 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