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보이차, 어떻게 구입해야 할까요?

무설자 2023. 5. 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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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0517

보이차, 어떻게 구입해야 할까요?

 

 

 

보이차는 종류가 너무 많지요. 숙차, 생차는 그렇다고 쳐도 대지차, 고수차에다 소수차, 중수차, 대수차에 단주차도 있습니다. 또 첫물차, 입하차, 곡화차에 산지가 다르면 가격도 향미도 다릅니다.

 

묵힌 세월에 따라 평가도 달라지는데 노차는 얼마나 지나면 그 이름을 붙일까요? 20년 가까이 차생활을 하다보니 수장하고 있는 보이차의 양이 꽤 많아서 몇 종류나 될까 세어보지 않았습니다. 손이 잘 가지 않아서 마시지 않고 버려두다시피 방치된 차는 나중에 노차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요?

 

보이차는 종류가 하도 많아서 선택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별생각 없이 차를 구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백 편이 넘고 이백 편이 됩니다. 하지만 지금 마시고 있는 차도 맛있고 어제 마셨던 차도 좋았으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내가 가진 어떤 차를 마셔도 차맛이 그저 그럴 때가 있습니다. 맛있게 마시던 차가 어느 때부터 손이 잘 가지 않다가 다른 차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되지요. 그렇게 된 이유는 아마도 내 입맛이 그 차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에 내가 바라는 차맛의 정도가 올라가 버려서 그렇다면 큰 일입니다. 그 차에 익숙해져서 흥미를 잃었다면 다른 차를 마시다가 다시 마시면 되지요. 그런데 내 입맛이 바라는 차의 기준이 올라서 그렇게 되었으면 어떻게 될까요?

 

대지차 병배 숙차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한 편으로 두 달 이상 마실 수 있으며 3만 원 내외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올해 첫물 생차로 수령 30년 미만 소수차로 만들었지만 첫물차라서 가격이 대지차에 비해서 비싸지만 차의 향미는 아주 만족스럽다

보이차의 지존이라 부르는 빙도노채 고수차, 다른 차산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아 구매결정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왜 지존이라 부르는지는 마셔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숙차를 마시다가 생차로, 대지차를 마시다가 고수차로, 곡화차도 좋았는데 봄차를 찾게 됩니다. 손이 잘 가지 않는 숙차, 대지차, 곡화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이차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차 한 편, 한 편이 다 다르니 차를 구입할 때 신중해야 합니다.

 

내 입맛의 기준이 올라가지 않으면 내가 소장한 차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렇지만 차를 마시다 보면 입맛은 더 좋은 걸 바라게 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보이차는 후발효차라서 계속 바뀐다고 하는데 내 입맛이 달라지는 만큼 맛있게 바뀌어 줄지 모르겠습니다.

 

보이차 생활을 시작하시는 분은 이런 점에 유념하시고 차를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보다 어떤 차를 오래 즐겨 마실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 통 값으로 한 편, 나중에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보다 지금 마셔서 좋은 차를 찾길 바랍니다.

 

 

 

 

보이차는 변하는 향미를 즐길 수 있는 차지만 그 변화가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내 입맛은 내가 가지고 있는 차에 맞춰서 바뀌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차를 바라게 됩니다. 보이차 생활에서 제가 추천하는 차 선택 기준은 지금 마셔서 만족하는 차입니다.

 

보이차를 살 때 일곱 편이 들어있는 한 통보다 그 값으로 두 편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한 편은 마시고 다른 한 편은 보관해서 훗날 후발효로 변화된 향미를 즐겨야 하니까요. 또 한 번에 많은 양보다 적은 양으로 자주 구입해서 다양한 향미를 즐기는 게 보이차 생활의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