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차, 제발 힘 좀 뺍시다

무설자 2023. 2. 9. 13:43
728x90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30207

차, 제발 힘 좀 뺍시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차맛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아마도 커피보다 맛있다고 하는 얘기를 듣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맛이 진하고 향이 강한 커피에 익숙한 사람이 차의 향미에 손을 들어주기 어렵습니다.

 

보이차도 숙차가 생차보다 선호도가 높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가 진한 맛의 커피에 익숙해진 입맛도 일조를 할 것입니다. 커피는 누구나 마시는데 차는 왜 대중적인 음료가 되지 못하는 걸까요?

 

커피도 마시지만 차를 더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 그 이유를 한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봅니다. 커피나 숙차는 고급이 아니라도 음료로 마시는데 큰 부담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녹차나 보이차 생차는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차는 즐기기 어렵지요.

 

저만 하더라도 숙차를 거의 10년을 마시고 나서 생차의 향미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커피도 가장 대중적으로 마시던 건 달콤한 커피 믹스였고 지금도 나이가 든 분들은 즐겨 마시고 있지요. 커피가 그렇지만 차도 특정인이 추구하는 문화가 아니라 일상생활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커피 믹스로 시작된 우리나라 대중 음료인 커피는 이제 한 단계가 올라가서 대부분 사람들이 원두커피를 마십니다. 자판기 커피나 식당에서 제공하는 무료 커피를 마다하고 커피전문점에서 돈을 지불하고 아메리카노를 마시지요. 커피 마니아 층도 두터워져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손꼽는 커피 소비국이 되었습니다.

 

 

녹차나 보이차 생차를 즐기는 사람은 차의 진미를 알고 마시는 마니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차를 일상생활의 음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차가 믹스 커피처럼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차로는 잭살로 대표되는 발효차, 보이차에서 숙차와 홍차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겠지요.

 

잭살을 기계화 제다를 과감하게 도입하여 가격을 낮추어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가장 값싸게 마실 수 있는 차는 아무래도 보이차 숙차가 될 수 있으며 중국차라는 인식을 벗어나야 합니다. 전 세계인이 마시는 홍차도 적극적으로 우리의 일상 음료가 될 수 있게 애써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차가 누구나 마시는 음료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커피도, 홍차도, 와인도 대중이 즐겨 마시는 게 대세이며 마니아 층은 별개의 소비층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독 차를 문화적으로만 내세우면서 대중이 접근하기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발효차는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아도 뜨거운 물만 있으면 누구나 즐겨 마실 수 있습니다. 원두를 갈아서 기계를 이용하거나 드립 해서 마셔야 하는 커피보다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 발효차입니다. 잭살, 숙차, 홍차 등의 발효차는 다양한 허브나 약재를 섞어서 건강 음료로도 다양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차, 제발 힘을 뺍시다.

차인이라고 하는 마니아들은 대중들에게 차 문화를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커피보다 더 가까이해서 마실 수 있는 차를 우리 사회의 대중들이 알 수 있도록 저변을 넓혀야겠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