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다연회

다연회 2022년 9월 다회 후기-내가 마시는 차로 다우들과 함께 해보는 숙차 블라인드 테이스팅

무설자 2022. 9. 1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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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회 2022년 9월 다회 후기

내가 마시는 차로 다우들과 함께 해보는 숙차 블라인드 테이스팅

 

 

아직 낮 더위는 30도를 오르내리지만 아침저녁은 이미 가을바람이 찹니다. 이런 더위는 몇십 년 만에 처음이라며 아우성을 쳤지만 절기를 넘어가지 못하는가 봅니다. 한 달에 한 번, 다우들과 가지는 찻자리는 계절의 변화와 함께 마실 차를 바꿔가는 것도 차 마시는 큰 재미입니다.

 

달을 바꿔가며 한 달은 다우들이 돌아가며 팽주를 맡고 또 한 달은 무설자가 팽주를 맡아서 주제를 잡아 차를 마십니다. 9월은 응관님이 팽주를 맡아서 차를 마시기로 했는데 손목이 고장 나서 차만 준비하고 무설자가 대신했습니다. 구월 다회의 주제는 '응관이 마시는 숙차'로 정했는데 흥미를 더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진행해 보도록 차를 준비했습니다.

 

 

응관님이 준비한 숙차는 다섯 가지, 대평보이 숙차 3종과 90년대 숙차, 모 차창의 고수 숙차입니다. 다섯 가지 숙차는 약 6g씩 번호를 매겨 봉지에 넣고 따로 어떤 차인지 메모해 두었습니다. 참석한 다우들이 내리는 평가가 궁금합니다.

 

9월 다회에는 다실 정원에 맞는 여덟 분이 참석했습니다. 에피소드인커피 다실에는 최대 12명이 앉을 수 있는데 네 분이 없는 빈자리가 허전합니다. 시월 다회는 다실이 꽉 채워지길 바랍니다.

 

9월 다회 찻자리는 응관님, 솔님, 산수유님, 박가이버님, 서영님, 백룡님, 혜원님과 무설자가 함께 했습니다. 다식은 총무 산수유님이 맛있는 떡을 준비해 주셨는데 묵향님이 참석하지 못하니 더 풍성한 다식이 아쉽습니다. ㅎㅎ

 

 

이제 준비한 숙차를 팽주인 무설자가 임의로 순서를 정해 우려냅니다. 첫 번째 숙차가 기준이 되므로 대평보이에서 이벤트로 출시한 가성비가 좋은 고수 숙차를 우렸습니다. 저도 이 숙차를 즐겨 마시는데 마셔본 다우들도 흠잡을 게 없는 좋은 맛이라 평합니다.

 

두 번째 숙차는 가격이 첫 번째 숙차보다 세 배 정도 비싸게 나온 대평 숙차입니다. 첫 번째 숙차보다 쓴맛이 살짝 더하는데 조금 더 좋은 모료를 쓴 것 같습니다. 다우들의 시음평도 비슷합니다.

 

세 번째는 대평보이가 아닌 고수차 전문 다른 차창 차인데 200g에 8만 원 정도 했던 가격이 싸지 않은 숙차입니다. 그런데 과발효가 된 상태로 엽저가 탄화된 상태인데 목에 걸려서 잘 넘어가지 않습니다. 다우들의 시음 평도 비슷해서 한 번 우리는 걸로 마무리했습니다.

 

네 번째 숙차는 동경호라는 브랜드의 90년대 숙차입니다. 20년이 지난 노차라 차가 맑게 안정되어 탕색이 곱습니다. 다우들의 시음평에서 흥미로운 점은 茶歷차력이 오래된 다우들은 아주 좋은 평가를 하는데 5년 이하인 다우들은 썩 좋은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우린 차는 대평보이에서 프리미엄급으로 출시한 숙차입니다. 대부분의 다우들이 아주 좋은 평가를 하는데 동경호와 비교해서 차력이 짧은 다우들은 이 숙차에 손을 들고 오래 차를 마신 다우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차를 공개하면 첫 번째는 수연, 두 번째는 다도, 세 번째는 모 차창의 고급 숙차, 네 번째는 동경호 숙차, 다섯 번째는 문답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다우들의 동경호와 문답의 비교 평가가 흥미롭습니다. 동경호 숙차는 모료의 산지를 알 수 없는데 숙차가 노차로 되었을 때의 평가가 엇갈린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발효 기술이 개발되고 좋은 모료로 나오는 최근의 프리미엄급의 숙차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대평보이 프리미엄 숙차인 문답은 모료의 산지가 노반장이며 다시는 만들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숙차는 싼 차가 아니라 생차처럼 프리미엄급으로 골라 마셔야 하는 이 시대의 보이차가 되어야 합니다.

 

다회의 마무리는 솔님이 준비한 청차류 중에 대홍포로 선택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다섯 종류의 숙차를 마시며 다소 부담되었던 입맛을 고급 대홍포로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숙차를 준비해 준 응관님과 청차를 준비해 온 솔님께 감사드립니다.

 

 

깊어가는 가을밤의 다회가 될 시월 다회는 노차로 비교 시음해볼까 합니다. 90년대 노차로 준비할 시월 다회는 더 흥미로운 시음평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월 다회에는 다우들이 다 모여서 깊어가는 가을의 향기에 빠져보길 기대합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