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다연회

다연회 2022년 시월 다회 후기-秋色之茶, 숙차와 홍차를 마시다

무설자 2022. 10. 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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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회 2022년 시월 다회 후기

秋色之茶, 숙차와 홍차를 마시다

秋色之茶, 숙차와 홍차를 마시며

秋色之茶, 숙차와 홍차를 마시며

 

시월은 다회를 두 번 하게 되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시월 다회는 야외 다회로 대체하기로 되어 있었지요. 그랬는데 야외 다회 참석자가 적어서 특별 다회로 하고 정기 다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가을은 차맛이 유난히 좋은 계절이지요?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내내 시원한 음료만 마시느라 뜨거운 차는 밀쳐두고 있었던 분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찬 바람이 불면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리워지지요.

 

시월 다회는 원래 90년대 노차를 주제로 예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야외 다회에서 92 홍인을 마셨기도 했었고 90년대 차들이 보관상의 문제가 있거나 이름만 노차인 차가 많아서 주제를 바꿨습니다. 가을이니 가을색이 든 홍차와 숙차로 골랐고 대장차는 60년대 흑차로 선택했습니다.

 

 

시월 다회 참석 다우는 응관님, 백룡님, 산수유님, 서영님, 혜원님. 백공님, 박가이버님과 무설자입니다. 이번 자리에는 다식이 풍성해서 차 마실 배가 남아있지 않을 분위기였습니다. 백공님이 몇 번 결석한 벌로 맛있는 김밥과 전병 등을 준비하셨고 서영님까지 다식을 챙겨 와서 달콤한 다회가 되었습니다.

 

 

준비된 숙차는 대평보이 2018 방해각숙차, 노동지 2012 금전이며 홍차는 대평보이 멤버쉽 시월차로 온 대금아 전홍과 정산소종, 노산홍차 밀향홍운입니다. 대장차로 정한 60년대 흑전은 제게는 인생 다우이셨던 고 동경당님께서 나누어주신 귀한 노차입니다.

 

배부르게 김밥과 다식을 먹으며 금전 숙차부터 마셨습니다. 사실 숙차는 향미를 따져가며 마실 차는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발효 기술이 개발되고 고급 모차를 쓰면서 허투루 마실 차가 아니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노동지 금전은 보이차 최고 브랜드 차창을 대표하는 숙차지요. 대평 보이 방해각 숙차는 고수차 모료에 방해각을 병배 해서 특별한 향미를 보여줍니다.

 

홍차는 중국에서 시작되어 영국이 전 세계로 차문화를 보급한 차류입니다. 홍차가 커피보다 세계 교역량이 많다고 하니 커피에 중독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커피가 길거리 음료라고 한다면 홍차는 격조가 문화나 역사적으로 어떻게 상상해도 그 이상인 차입니다.

 

홍차로 일어난 전쟁이 청나라와 영국 간의 아편전쟁,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이 홍차 과세에 반기를 들어 전쟁을 벌였고 그 결과로 미국이 독립하게 되었지요. 전 세계에 식민지를 두어 해가 지지 않은 제국으로 불렸던 영국의 홍차 문화로 말미암아 홍차는 세계의 차가 됩니다. 많은 나라에서 홍차는 티백으로 편하게 마시는 간편 음료가 아닌 하루를 열고 마무리하는 생활 음료가 되었습니다.

 

홍차의 기원은 의외로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명나라 때 푸젠성(복건성) 무이산 동목현에서 녹차를 만들다 실수로 개발된 차가 홍차입니다. 녹차를 만들다 잘못된 찻잎이 아까워서 불을 때 건조해 시장에 내다 팔 았는데 의외로 잘 팔려서 상품화시켰다고 합니다. 동목현에서 개발된 홍차의 시작이 정산소종이지요. 무이산은 암차로 부르는 대홍포의 산지로 더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최고급 홍차인 금준미의 산지로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시월 다회에서 정산소종과 노산홍차 밀향홍운을 마시고 운남홍차-전홍으로 대평보이 대금아도 마셨습니다. 전홍의 역사는 5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홍차를 생산하던 복건성이 전쟁으로 차를 만들기 어렵자 중국 정부는 운남에서 만들도록 해서 전홍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3대 홍차라고 하면 정산소종, 기문홍차, 전홍을 이르니 시월 다회는 기문홍차만 마셨더라면 좋을 뻔했습니다.

 

시월 다회의 대장차로 준비한 60년대 흑차는 60년이라는 세월을 먹고 노차의 진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엽저를 보니 이파리의 엽맥만 남고 엽면은 다 허물어진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노차의 풍미를 음미할 수 있어서 다들 놀라워했습니다. 다회 시간도 많이 흘렀지만 엽저를 챙겨 가려는 산수유님을 생각해서 열 포도 내지 않고 마무리했습니다.

 

가을 색을 닮은 차, 숙차와 홍차로 마신 다연회 시월 다회는 다우들이 준비한 다식으로 달콤한 찻자리가 되었습니다.  다우들과 함께 마시니 더 맛있는 차, 귀한 차라고 해도 혼자 보다 다담을 나누며 마시면 더 좋습니다. 이제 11월에는 晩秋만추의 찻자리를 가지게 됩니다. 11월 다회에서는 어떤 차를 마시며 올해 가을을 보내야 할까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