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맛있는 차를 찾아 마시느냐? 차의 맛을 즐겨 마시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무설자 2013. 8. 2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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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130824

'맛있는 차를 찾아 마시느냐? 차의 맛을 즐겨 마시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매일 茶飯事로 차를 마시면서 오늘 마신 차가 어떠했는지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밥도 있는대로  차려 주는 걸 그냥 먹지요.

음식점도 맛집을 따로 기억하지 못해서 손님대접을 할 때 낭패를 보곤 합니다

 

입에 맞는 음식을 하는 곳을 잘 기억해서 꼭 그 집을 정해놓고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분은 만약 주방장이 바뀌어서 음식 맛이 달라졌다면 다시는 그 집을 찾지 않겠지요.

그에게는 음식점의 인테리어나 손님을 맞는 분위기는 '맛' 다음일 것입니다. 

 

저는 음식점 중에서 한상 잘 차려내는 정식집을 찾습니다.

사무실 근처에도 정식집이 있다면 아마  단골이 될 것입니다.

매일 바뀌는 반찬의 맛이 늘 궁금하고 무엇을 먹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지요.

 

대부분 차 마시는 것도 밥 먹는 것과 분위기가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오로지 내 입맛에 맞는 차를 찾아 마시는데 주력하는 하는 분이 있지요.

저처럼 차맛보다 차마시는 분위기나 같이 앉은 사람을 우선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맛있는 차'를 우선하는 분은 절대미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차를 한모금  입에 머금고는 그 차가 주는 여러가지 맛을 찾아냅니다.

고수일수록 그 맛을 감지하고 표현해내는 정도가 아주 디테일하더군요.

 

자신의 입맛에 마음이 드는 취향에 맞는 맛을 잘 기억합니다.

그래서 기억 속의 마음에 드는 좋은 맛의 차를 찾습니다.

하지만 그 '맛있는 차'를 찾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맛을 찾아서 마시는 차'는 어떨까요?

제가 마시는 차의 경우입니다.

차가 목적이 아니라 마시는 자리의 의미나 같이 차를 마시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차는 분석하기보다는 차가 주는 큰 이미지를 받아들입니다.

'차가 어때요?'하고 물으면 '참 좋습니다'하면 그만입니다.

제게 있어서 차는 매개체정도라서 차와 함께하는 분위기 다음에 차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같은 차라도 분위기에 따라 같이 마시는 사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집니다.

쓴 맛이 와닿을 때도 있고 단맛을 찾아 마시기도 합니다.

차마다 그 한 잔에 담긴 미묘한 맛을 제대로 찾아내기 보다 오늘 즐길 맛을 찾으면 그만인 것이지요.

 

맛있는 '차'를 찾아 마십니까?

어떤 차라도 차가 주는 '맛'을 즐겨 마십니까?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