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나눔 노차를 마시면서 보관 환경을 생각하다
다회를 꾸려나가면서 젤 힘든 건 괜찮은 차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우들이 준비하는 차가 늘 넉넉해서 차가 모자라지는 않습니다
부족한 차는 그날의 대장차입니다
제가 지어서 부르는 대장차란 그 날 찻자리의 마지막을 장식할 차를 이릅니다
다연회에 오니 이런 차를 마셔보는구나 할 정도의 차는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찻집에서 찻자리를 가지려고 합니다
그래도 혹시...하는 마음에 좋은 차를 가진 분을 만나면 부탁을 드려서 소량을 얻어오려고 합니다
오랜만에 통화를 하게 된 다우님이 노차를 소장하고 계시기에 차부탁을 드리니 흔쾌히 차를 보내주셨습니다
저울로 달아보니 18g, 두세 번 마실 양이라 다회에서 두 번은 쓸 수 있을 것이라 든든합니다 ㅎㅎㅎ
노차 전용 오건명 작가의 150cc 용량의 소자야석표로 니료는 노주니랍니다
이 석표는 전수공으로 제작되어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상당한데 큰 맘 먹고 구입을 했답니다
다구에 큰 관심이 없는데 써 볼 수록 다구는 신경 써서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단 혼자서 마셔보기 위해서 2.7g을 떼어냈습니다
노차를 주로 마시는 선배님 왈, 좋은 차일수록 양을 충분히 해야 제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150cc 호를 쓸려면 5g은 담아야 하는데 나머지 15g을 5g씩 세번 마시려고 하다보니 이만큼만 마셔봅니다
제 전용잔인데 장작가마로 구운 예쁜 잔입니다
난꿏이 잔 안에 담겨 있습니다
손에 쥐기도 좋고 입에 닿는 느낌도 참 좋습니다
세차를 빠르게 하고 나서 차를 우렸는데 호의 크기에 비해 차의 양이 적었나 봅니다
그래도 평상시에 진하게 마시는 편은 아니라서 차를 즐기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세차시에 약한 창내가 올라오지만 부드러운 단맛이 일단 차에 대한 호감으로 다가옵니다
아직 떫은 맛이 남아 있어서 곰삭은 맛이라고 하기에는 생차의 기운이 남아 있는데요?
그렇다고 패기있는 자극성은 아니라서 힘은 꺾이고 노차의 부드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끄러운 맛에 이 차만의 차향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좀 아쉽지만 이만한 노차를 즐기기에는 충분합니다
생차든 숙차든 제가 집착하는 부분은 바로 엽저입니다
전체적으로는 갈변으로 부드럽게 변했는데 군데군데 눈에 띄는 소량의 목질화된 엽저가 있습니다.
아마 이 부분이 살짝 나는 창내의 근원인듯 합니다
보이차의 보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찻잎과 제다는 차의 등급을 결정 짓지만 보관 환경에 따라 못 마실 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맛있는 차, 보관환경이 결정적이기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전등을 포함해서 빛이 잘 들지 않는곳,
문을 열어 가끔 환기를 시킬 수 있는 곳,
잡냄새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니 냄새가 없는 곳,
냉해를 받아서는 안 되니 상온이 유지되는 곳
아파트에서 북쪽 방이 좋으며 화장품냄새, 반찬냄새, 향냄새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
잡냄새가 배이면 그 차는 버려야 하기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하지요
내가 마시는 노차는 그 누군가 정성을 들여서 보관한 귀한 차임을 알아 먼저 머리를 숙이고 차를 대합니다
다우님, 귀한 차를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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