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차 마시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나요?

무설자 2011. 3. 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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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10104

차 마시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나요?

 

어린 다우와 함께 마셨던 그 날 찻자리의 차상

 

 

제게 열일곱 살 먹은 다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벗삼아 지낼 수 있는 인연의 매개체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 茶友가 두번째로 다시 찾아 왔습니다.

 

지난 번에 처음 저를 찾았을 때는 그 다우의 또래와 저의 도반도 자리를 같이 했었지요. 그래서  나이라는 부담이 생길 수도 있는 찻자리였지만 참 편안하게 처음 자리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그와 제가 단둘이 차를 마시게 되는 자리입니다.

 

3시간이 금방 지나간 자리에 개완이 두 개, 호가 네 개가 차판에 놓여졌습니다. 6 종류의 차를 마셨다는 이야기지요. 나중에는 그도 나도 차에 취해서 차를 그만 우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차에 취할 정도로 차를 마시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그의 차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의 가족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 마시고 있는 차가 어떤 차인지 그 차가 제게 온 내력도 이야기를 하였지요.

 

그리고 말미에 그가 듣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한 세대를 건너 뛴 세월의 차이에서 해 줄 수 있는 그런 주제라 저의 일방통행식의 분위기였지요. 제가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삶에 대한 진지한 단상이었다고나 할까요?

 

그가 돌아가고 난 뒤에 자리의 말미에서 한 그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야 했었다고 잠깐 후회를 했습니다. 다우로서 만났으니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주제만 다루었어여 했는데... 하지만 茶를 마시는 제 어린 다우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 제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차는 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하는 묘약입니다. 그래서 제 찻자리는  재미는 없답니다. 재미없는 무설자의 찻자리였기에 그가 다시 찾아줄까요?

 

다우가 준비해 온 다식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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