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030
글쓰기는 배우고 차는 나누고
배울 수 있다는 건 참 귀하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쉰을 넘긴 나이에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공자가 말씀 하시길 五十而知天命이라 하였으니 아는 게 없음을 아는 것이 지천명이라 할까요?
인터넷을 통해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길을 찾았습니다
저도 문학에 뜻을 두었지만 길은 건축가가 되는 쪽으로 잡혔습니다
그렇지만 문학에 대한 미련을 맘 한쪽에 숨겨두고 살다보니 글과 관련된 일을 늘 하게 되더군요
직장의 사보 편집장, 건축 전문지 편집장과 제 분야의 월간매체 편집주간을 지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글 쓰는 일은 다반사가 되었습니다
온라인 카페에 글을 자주 쓰는 것도 이런 버릇같이 된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연히 수필 전문지의 온라인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글이라면 제법 쓰는데...'라는 건방진 생각이 이 카페에서 꺾어지면서 글쓰기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카페에서 글을 지도해 주실 수필가를 멘토로 삼게 되었는데 그 분의 글쓰기 지도는 아주 엄격하더군요
그 분이 마침 부산에 계시는데다 출퇴근을 사무실 앞으로 하시더군요
몇 번의 온라인 지도 평을 받고 한번 만났으면 하는 말씀에 사무실에 모시게 되었답니다
기본은 통과했다는 말씀과 함께 등단 준비를 하라는 '명'이 떨어졌습니다
그냥 산문을 쓰는 것과 수필가로서 작품을 쓰는 건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생각대로,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독자를 의식하고 누가 읽더라도 마음에 와닿는 글을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글쓰기는 어떤 것일까요?
독자들이 쉽게 읽으면서 감동을 주는 글이라야 하겠지요
쉽게 읽히는 글이 쉽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글은 쓰는 이가 문장을 하나 만들기 위해 온갖 고민을 다하여 썼기 때문이랍니다
수필을 쓴다고 그동안 筆業을 많이 지은 것 같습니다
글을 재주로 써 온 지난 시간이 부끄러워집니다
온라인으로 만난 인연으로 글쓰기의 좋은 멘토를 만나 이렇게 직접 개인지도를 받으니 이또한 큰 인연입니다
한번 글을 보내면 서너 시간을 들여 글을 읽고 평을 썼다고 합니다
휴식과 수면 시간을 제게 주신 것이지요
그 고마움에 제가 드릴 것은 차 한 잔을 드리는 것 밖에 없습니다
커피만 마셔온 멘토께 차를 전해 드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저는 글쓰기를 배우고 멘토께는 차를 마실 기회를 드리니 그나마 맞바꿀 수 있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이제 멘토께서도 제 글을 평하는 시간에 차를 마시겠지요
전해 드린 보이차를 가족과 즐겨 드시고 있다합니다
가족들에게 보이차를 내니 다행히 모두 차를 맛있어 한다고 하네요
차 마시기도 글쓰기도 온라인을 매개로 해서 배우게 되니 저만큼 온라인의 장점을 누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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