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029
95세가 되었을 때 마실 차
보이차 전문점에서
아침마다 메일로 배달되는 '사랑밭 새벽편지'에 이런 글이 실렸습니다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라는 제목으로 된 글인데 보이차를 마시는 제게는 참 의미심장하였습니다
95세가 되어, 아니 지금부터 20 년 뒤인 72 세 때 나는 무슨 차를 마시고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 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
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10년후 맞이 하게 될 105번째 생일 날
95살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동아일보(오피니언)-
보이차를 마시는 분들은 대부분 藏茶에 대한 갈등을 가질 것입니다 최소 20년이 지나야 마실 수 있는 차로 생차를 모으는 것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것이지요 이 글을 읽는 그 순간 먼 미래를 내다보고 차를 준비해야 하는 답이 나왔습니다 이 글을 쓰신 어르신처럼 95살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 나이까지 살 수 있다면 그 차는 진기 40년이 넘는 대단한 차가 되어 있겠지요 그런데 그 진기 40 년의 차가 어떤 차로 준비되어 있을까요? 오늘 마실 수 있는 차와 주변에 나눌 수 있는 차 그리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차가 각각 3분의 1정도씩 준비해야겠네요 나를 위해, 이웃을 위해, 그리고 미래의 시간을 위한 차를 생각합니다 내일 죽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스피노자를 떠올립니다 내 아이가 그 차를 물려받아 마실 것이라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군요 머리로 차를 보며 계산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차를 대하며 좋은 차를 선택해서 장차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95세에 마실 차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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