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차를 아십니까?

무설자 2010. 5. 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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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신문 2010년 5월호에 게재한 원고입니다

 

 

 

언제부턴지 기억하기도 싫은 그때부터 우리 업계는 버티기 어려운 고단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부쩍 주변에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쓰러지거나 지병이 되어 병마에 시달리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나또한 왜 이 일을 이렇게 버티듯 지탱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물음표를 던지며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치르는 고독한 싸움을 곁에서 도와주는 것이 하나있으니 바로 ‘차 한 잔’이다.

이 ‘차 한 잔’이 없었다면 이 지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지금까지 끌어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해 본다.

 

누구나 마시는 차를 이렇게 말하니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기에

이제부터 제식으로 차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차를 마시면 이롭다는 건 알고 있겠지만

커피가 아닌 녹차, 홍차, 보이차 등의 ‘찻잎으로 만든 오리지날 차’의 효능을 대충 살펴보자.

 

‘차’는 필요 이상의 지방질을 제거해 주기 때문에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는 감비차減肥茶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콜레스테롤 저하 숙취제거, 지방간을 정상화 시키며 비장과 위장 계통에 신진대사를 도와 위장병에 좋다(소화 작용, 숙변 제거).

암세포 증강을 억제하고 혈압을 낮추어 주는 효과도 의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렇게 차가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약리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차를 마셔서 얻을 수 있는 일상의 여유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 ‘일 없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는 무료함이란 없다.

 

앞에 사람이 있어서 차를 마시면 ‘차를 우리는 일’을 하고

혼자서 마시면 ‘일 없는 일’을 통해 빈 시간을 채우는 충만함을 얻는다.

누구와 함께라도 차 한 잔을 나누면 세상의 이야기나 자신의 이야기가 풀어져 나오면서

시간은 그 속도를 잃고 만다.

 

술이라면 ‘술시’가 되어야 마실 수 있지만 차라면 따로 ‘차시’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래서 차는 누구라도 벗을 삼아 ‘일 없는 일’로 꽉 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묘약이라 할 것이다.

차를 마시는 일이 번거롭거나 어려운 것으로 여기는 분을 위해

쉽고 재미있는 일이 되는 길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이제 차를 마셔보자는 마음만 내면 건강과 여유를 얻을 수 있을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시기를 바란다.